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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스퀘어/요즘뜨는이야기

안젤리나 졸리 감독의 언브로큰, 그 평가는?

 

 

언브로큰, 레드써니

 

전 세계가 사랑하고 특히 브래드 피트가 더 사랑하는 헐리우드 대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감독으로 변신했습니다. 그녀의 연출작 이름은 언브로큰. 언브로큰은 일찍이 작년 칸영화제에 초청되었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작품인데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개봉 전부터 안젤리나 졸리에 대한 무한 애정과 함께, 영화 자체에도 흥미를 갖고 있던 작품입니다. 

 

안젤리나 졸리는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전 세계 팬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언브로큰에서도 그 모습을 볼 수 있느냐고요? 안타깝게도 언브로큰에서는 그녀의 모습을 만나볼 수 없습니다.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서 메가폰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스크린상으로는 그녀를 볼 수 없지만 작품 전체적으로는 그녀의 혼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안젤리나 졸리의 연출작 언브로큰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요?

 

안젤리나 졸리, 영화, 언브로큰

안젤리나 졸리 감독의 촬영 현장 모습 (출처: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언브로큰은 주인공 루이의 실화를 녹여낸 영화로,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주인공 루이의 어린 시절, 달리기에 재능을 꽃피워 올림픽 대표로 출전하는 장면, 비행기 추락으로 47일간 태평양에서 표류하는 장면, 그리고 일본군 포로로 잡혀 프리덤을 외치는 모습까지.

 

이중 포로 생활을 다룬 부분이 영화 제목 언브로큰에 가장 부합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클라이막스인 동시에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이기도 하고요.

 

달리기, 영화, 루이

달리기에 재능을 보이던 루이의 어린 시절 (출처: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태평양, 표류

40여 일간 태평양을 표류하던 루이의 모습 (출처: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일본, 포로

언브로큰이라는 영화의 제목이 가장 잘 맞는 장면 - 포로로 살아도 포기할 수 없는 용기를 보인 루이

(출처: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다만 아쉬운 점은 그만큼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하다 보니 뜸을 많이 들인다는 겁니다. 모든 상황을 장황하게 설명하고, 오버 페이스를 느끼게 합니다. 보통 이런 실화 영화가 가지는 오류중 하나가 작품 도중 연출자가 그 인물에 빠져 제3자의 시선을 잃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관객들은 감독이 실화 인물에 감동하는 모습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감독이 그리는 ‘인물의 삶’을 통해 관객 스스로가 감동 하기를 원하죠. 하지만 언브로큰은 감독 안젤리나 졸리가 '루이'라는 인물에게 관객보다 더 많은 애정을 쏟은 듯합니다. 물론 보통 사람이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삶의 소중함, 삶의 위대함을 보여준 주인공의 언브로큰한 정신은 분명 박수를 보낼만합니다. 하지만 관습적인 전기문으로 끝나는 마지막이 마음 깊이 전달되지 않는 점이 아쉽게 다가옵니다.

 


촬영 중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안젤리나 졸리 감독 (출처: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언브로큰을 통해 안젤리나 졸리를 다시 보게 된 건, 감성적 성취보다 기술적 성취가 더 대단하다는 점입니다. 손에 땀을 쥐며 지켜봤던 비행기 전투씬과 안젤리나 졸리가 만든 올 이즈 로스트의 느낌이 풍기는 표류씬은 무척 훌륭합니다. 어떻게 보면 신인급 감독이나 다름 없는 안젤리나 졸리가 대서사 무비를 집요하게 촬영하면서, 몇몇 장면에서는 베테랑 감독 못지 않은 연출력을 보입니다.

 

감동, 영화, 리뷰

언브로큰이 아니라 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달리기의 감동 (출처: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영화를 통해 느껴지는 감성적인 부분도 포로 수용소에서 ‘나는 살아있다!’라고 하는 부분이 아닙니다. 초반 이민자의 자녀로 스스로 자학하고 포기하는 순간, 달리기를 통해 스스로 틀을 깨고 달려가는 모습이 더 짠하게 느껴지죠. 전반부 형이 해줬던 대사가 극한의 위기 속에서 희망이 돼 궁극적인 주제로 태어나는 부분은 분명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게 합니다.

 

생각보다 큰 스케일과 대서사시로 담은 언브로큰!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감독으로 변신해 만들어 낸 무난한 작품이면서, 한 인물의 기구한 삶을 그린,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한 작품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크게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바라는 점이라면 다음에는 안젤리나 졸리가 이처럼 스케일이 큰 영화보다는 스케일이 작아도 더 확고한 자기 목소리가 담긴 영화를 만들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여담으로 언브로큰을 만들고 나서 모 기사를 통해 안젤리나 졸리는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감독이 좋다, 더 이상 배우 하지 않겠다" 하지만 배우 안젤리나 졸리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이는 절대 안 될 말입니다. 감독으로서도 분명 좋은 작품을 만들었지만, 배우로서 객석을 사로잡는 카리스마가 아직은 더 멋져보이기 때문입니다. 

 

안젤리나 졸리 감독의 언브로큰. 좋은 영화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배우로서, 감독으로서 안젤리나 졸리의 더 좋은 영화를 자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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