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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토크/대학생경제읽기

트랜스포머는 자동차 보험에 가입할 수 있을까?

영화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재미있게 보신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이 영화에는 로봇 생명체- 그러니까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아도 스스로 움직이는 무인 자동차로 변신하는 로봇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수없이 많은 사건 사고를 일으키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 트랜스포머들, 과연 보험에는 가입한 것일까요?

 

트랜스포머, 범블비, 자동차 변신(출처:네이버 영화)

 

이런 질문을 던진 이유는 무인 자동차 시대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구글은 지난 2010년 처음으로 무인자동차를 선보였고, 벤츠는 지난 해에 100km 자율주행에 성공한 바 있으며, 얼마 전 열린 ‘2014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DTM)’ 대회의 마지막 레이스 서킷에서는 아우디가 선보인 무인 자동차가 17개 커브로 구성된 15피트(약4.57km) 코스를 최고 240km/h 속도로 2분대로 완주한 바 있습니다.

 

현대모비스, 현대 무인자동차(출처:현대모비스 제공, 국민일보)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무인자동차를 2016년에 선보이고 2020년까지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지난 11월 10일 차세대융합기술원(융기원)도 장애우들을 위한 GPS 기반 ‘무인 자율주행자동차’를 공개한바 있고요. 이처럼 국내외적으로 무인자동차는 태동기를 넘어 성장기를 바라보고 있으며, 미래를 이끌어나갈 주요 기술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인자동차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우선 '운전(Driving)'의 개념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것입니다. ‘운전석’과 ‘조수석’의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운전자도 주행 중에 자유로운 통화나 인터넷 서핑을 비롯해 여러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겁니다. 한마디로 길어지는 이동 시간에 여유를 가져다줄 것입니다.

 

아직 안전 문제를 비롯해 운전의 즐거움을 앗아가는 등의 여러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그런 문제가 해결되고 가격만 적당하다면 무인 자동차를 구매할 동기는 충분해질 것입니다. 자- 그럼 다음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과연 이런 무인 자동차는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될까요? 보험에 가입한다면 대체 어떤 보험에 가입해야만 할까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현재 자동차 사고가 나면 책임은 운전자 과실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하지만 무인자동차의 경우엔 문제가 복잡합니다. 우선, 사고의 책임이 운전자와 자동차 둘 중 누구에게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운전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해도, ‘운전’이라는 단어가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습니다. ‘운전’을 ‘직접 핸들을 잡고 액셀과 브레이크를 조작하는 행위’로 제한할지 ‘운전석에 앉아 다른 행위를 하며 무인자동차의 주행을 관찰하는 행위’까지 포함해야 할 지라는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에게 사고의 책임이 있다고 해도, 과연 기계가 어떻게 책임을 질지 혹은 생산자(자동차 제조업체)의 책임으로 이어지는지의 문제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무인자동차가 자동차 사고를 현저히 낮추어 줄 미래의 기술로 꼽히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결과 자동차 보험료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과적으로 신기술의 도입으로 인한 새로운 보험 상품이 등장해야만 합니다. 특히 무인자동차의 기술이 완숙기에 들어가기까지 수많은 기술적 결함의 수반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생산자의 생산물 배상책임(PL)과 같은 책임보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며, 더 복잡하고 세분될 것이 분명합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지금 당장 트랜스포머가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가입할 수 있을 것이며, 그를 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미 일본의 보험업계는 무인자동차에 대한 업계차원의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또 불가피한 법률의 변경이 야기될 것이므로, 사전에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기술발전에는 항상 득과 실이 있고, 생각지도 못한 미지의 변수들이 산재합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변화의 시기엔 분명한 기회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무인자동차 기술이 국내 자동차업계뿐만 아니라 보험업계에 신성장동력의 기회로 다가올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