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주 1박 2일 버스 체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해요. 처음의 기대와 예상보다는 조금 힘들었지만 결론만 말하자면 해볼만한 경험이라는 것은 확실하네요.
다만 시간적 여유가 있고, 또 마음의 여유도 있는 분들에게는 참 좋은 여행이 되겠지만, 성격이 급하시거나 불편한 여행은 아무래도 싫다하시는 분들께는 꽤나 불편한 여행이 될 가능성 100%이니 참고하시고요.
저처럼 나홀로 여행자, 뚜벅이 여행자에게는 버스라도 있는게 얼마나 다행이냐며 토닥토닥하며 다니게 되고요. 당당히 드라이브를 즐길 줄 아는 도시남녀라면 제주국제공항에 내리자마자 렌터카를 찾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한 것 같아요.
그럼 이제부터 제주 버스여행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1. 버스 타고 제주여행의 필수품은 스마트폰과 지도 앱
제주공항. 도착하자마자 저 조금 당황했어요. 관광안내소에 들르니 안내소 직원분께서 미소를 지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거든요.
"아~ 버스 여행하시려고요? 그러면 네이버를 이용하시는 게 가장 좋을 거에요!"
아... 진정 네이버 지도의 길 찾기가 없었다면 이번 1박 2일은 혼돈의 도가니탕이 되어버렸을 겁니다. 길 찾기 안내를 통해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하고 대중교통을 뾰옥~눌러서 어떻게 가는지 확인했죠. 관광안내소에서도 이렇게 스마트폰의 앱을 이용하라고 할 정도면...세상살기 정말 좋아진(?) 거 같아요.
10년 전 친구와 제주여행을 할 때만 해도 버스는 힘들다며 택시를 이용했거든요. 그래서 택시 잡기까지 한참 걷고 고생하고 그랬는데 말이에요. 그리고 가기 힘든 곳이면 친구 어머니께서 데려다 주시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 들고 전국 어디나 다닐 수 있게 되었다니 참 신기하더라고요~
2. 시내버스 정류장의 모습과 멀리 떨어진 마을버스 정류장의 차이
제주도 시내의 버스 정류장 모습입니다. 작은 마을 정류장에는 그냥 일반적인 정류장 모습과 배치된 의자가 전부지만 시내 정류장에는 버스의 도착을 알리는 모니터가 있어요. 몇 번 버스가 언제 오는지 알려주고 있어서 기다리는 시간을 대충 계산할 수 있죠.
하지만 시내에서 조금 멀어지면 상황은 대반전. 정류장은 표지판만 있는 경우도 있고요. 그나마 정류소가 있고 의자가 있는 경우는 유명 관광지 정도랄까요? 그래서 여기 대체 버스가 오기는 하는 걸까? 하는 의구심이 자꾸 들어요.
하지만 너무 걱정 마세요. 버스 어플을 통해 버스 오는 시간을 보고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 버스가 오더라고요.
3. 머뭇거리다 버스를 놓쳤어요
버스가 다가오면 버스를 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입시다. 저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가 혹은 머뭇거리다가 버스를 2번이나 놓쳤답니다.
그런데 제주 버스는 1시간에 1대가 있는 경우도 있어서 한번 놓치면 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어요. 둘째 날 새벽같이 나와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제가 타려는 버스가 막 지나가는데 정말이지 좌절했다니까요. 그리고 한번은 스마트폰을 보다가 버스를 놓쳤는데 얼마나 스스로가 원망스럽던지요. ㅠㅠ
이날 숙소에서 6시 반에 나왔는데 눈앞에서 버스를 놓쳤어요. 좌절해서 한참을 멘붕상태로 있었습니다...
스마트폰 보다가 놓친 버스. 금세 멀어집니다. 버스 언제 오나 보고 있었던 건데...털썩...
4. 버스에서 졸다가 내릴 곳을 놓쳤어요
제주 버스는 재미난 게 있어요. 행선지에 따라 요금이 다른 데 탈 때 행선지를 말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주로 시외버스 탈 때, 그렇게 타야 해요.
행선지를 말하면 기사님이 당근 그 행선지에서 세워 주....시지 않고요. 본인이 스스로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해요. 어떤 버스는 안내방송이 아주 작게 나와서 마음을 졸이게 하기도 하더라고요.
저는 졸다가 내릴 곳을 지나치기도 했는데, 기사님께서 막 길가에 세워주시고 그랬어요. 엉엉 울뻔했어요.
5. 길가에 내려서 당황했어요
제주 시내를 벗어나면 자동차가 달리는 길은 참 잘 되어있는데 인도가 없는 경우가 많아요. 다음 버스정류장을 찾아가거나 관광지로 들어서려면 몇백 미터는 좀 더 걸어야 하는데 인도가 없는 거죠....
그렇지만 당황하진 마세요. 차가 그리 많지 않고 또 차오는 소리가 들리면 재빨리 몸을 길가로 더 붙여 걸으면서 조심하면 됩니다. 가진 거라곤 이 몸뚱이뿐인데 말이죠...>_<
옆에 펼쳐진 풍경은 참 그림 같은데 걸을 곳이 없는 슬픈 현실...아마도 차도를 기준으로 길이 생겨서 그런가 봐요. 하지만 대부분의 올레길은 걷기 편한 코스로 정해졌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거 같네요.
6. 버스 시간은 맞을 수도 안 맞을 수도 있네!
버스 시간... 정류장마다 버스 시간이 나와 있어요. 그런데 이게 정류장을 모두 표시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지명 자체를 잘 모르다 보니 볼 줄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중요한 건 종점이랍니다. 종점을 보면서 내 위치를 대략 추측한 후 몇 시쯤 버스가 오겠거니 하며 추측하는 거죠.
이게 바로 버스여행의 불편한 점이에요. 버스 시간이 맞을 수도 안 맞을 수도 있거든요. 저는 그래도 한국인이니까 한국어 소개를 읽고, 스마트폰 찾아가면서 어떻게 하겠는데 외국 사람들은 좀 어려울 것 같아요. 그래서 안 되는 영어로 몇 번 도와드렸답니다. 그런데 감사인사는 기사님께 받았다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버스가 오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당황하지 마세요. 제주도가 날 버렸나 하고 생각할 즈음에 버스가 옵니다.
7. 시외에서 시외로 이동하려는 택시 의외로 없어요
버스를 기다리다 지치고, 관광할 시간이 촉박해지면, 택시를 타려고 시도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때, 또 다른 벽에 부딪힙니다. 바로 시외에서 시외로 이동하려는 택시가 의외로 없다는 것이에요.
온종일 관광객을 싣고 달리는 관광택시가 많고 더불어 단거리를 잠깐씩 다니는 택시는 많은데 말이죠. 조금만 애매한 거리가 되면 가려는 택시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슬펐어요.
8. 제주 버스 신기한 것들
-제주 버스는 내릴 때 카드를 찍지 않아요.
-제주 버스는 버스 번호가 같아도 종점이 다른 경우가 아주 많아요. (그래서 잘 확인하고 타셔야해요)
-제주 버스는 뒷문이 없는 버스들도 많으니 탈 때 꼭 둘러보세요.
-제주 버스는 행선지를 말하고 가격을 차등으로 손수 찍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주로 시외버스에서 그렇게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탈 때 행선지를 말씀하시면 됩니다)
-제주 버스도 후불교통카드, 티머니 모두 이용할 수 있어요.
불편한 점도 많지만 여튼 걷지 않고는 볼 수 없는 풍경이 있죠. 그 풍경을 볼 수 있는 게 버스 여행의 묘미인거 같아요. 남들이 다 둘러본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라 나만 구경하는 풍경 말이죠.
위 사진은 어떻게 이렇게 누르스름한 밭이 만들어졌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그래서 재미나게 구경한 마을 어귀의 모습을 담아봤네요.
시내를 벗어나 걷다 보면 만나는 예쁜 돌담의 집들. 이것 또한 뚜벅이 여행을 통해 볼 수 있는 풍경이겠죠?
무심코 걷다가 발견한 하루방. 정말 귀엽죠?
걷다가 우연히 만난 개님. 너무 크게 짖어서 정말 깜짝 놀랐답니다.
이렇게 제주도 버스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답니다. 장점과 단점이 고루 있지만 그래도 나홀로 뚜벅이 여행자에게는 버스는 고마운 존재지요. 저 같은 분이 또 계시다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시간은 여유롭게 생각하시면 더 좋을 거 같아요. 욕심을 좀 줄이고요. 맛있는 거 막 먹어야겠다는, 멋진 곳 많이 봐야겠다는 욕심 좀 줄이고요. 그냥 있는 그대로 제주의 삶을 체험한다고 생각하면 여유롭게 버스여행을 즐길 수 있을 거 같아요.
원본 포스팅 바로가기 ▶ http://goo.gl/pHBBmc
'소셜스퀘어 > 요즘뜨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셜 미디어에 대한 생각의 폭을 넓혀줄 책, 오가닉 미디어 (0) | 2014.06.26 |
---|---|
360도 파노라마 사진과 동영상 제작도구로 나만의 작은 지구 만들기 (1) | 2014.06.25 |
중국 ICT 사상 최대 M&A …알리바바와 UC Web 합병 (0) | 2014.06.25 |
여성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노래하다, 비욘세의 Pretty Hurts (0) | 2014.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