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만, 시너지를 위한 경제협력위원회 열려
한때, 아시아의 네마리 용으로 불렸던 한국과 대만. 하지만 지금은 양국 모두 '저성장'이라는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최근의 경제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묘안은 없는 걸까요?
(사진출처:이미지투데이)
지난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중화민국국제경제합작협회(CIECA)와 함께 '제38차 한-대만 경제협력위원회'를 열었는데요.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의 경제계 대표, 대만의 외교통상국장을 포함한 정계 대표 등 100여 명의 인사가 참여한 가운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양국의 협력방안에 대해 진지한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사진출처:전경련)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는 저성장의 해법으로 '창조경제'를, 대만은 '강소기업 육성'을 대안으로 내놓았습니다. 한국의 창조경제와 대만의 강소기업이 만나 어떤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회의에서 제시된 내용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의 창조경제 – 1%의 과학자가 아닌 99%의 국민의 아이디어를 활용하자
한국의 창조경제는 '1%의 과학자가 아니라 99%의 국민이 아이디어를 내고 그 아이디어를 활용하자'는 개념입니다. 창조경제의 사례로는 스크린골프, 햇반, 제주올레길 등을 들 수 있는데요. 어렵게만 보이는 창조경제,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2002년, 우리나라의 한 중소기업이 골프에 센서기술과 ICT를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냈습니다. 바로 스크린 골프인데요. 스크린 골프의 등장으로 우리는 실내에서 필드와 같은 라운딩 환경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3D 그래픽을 이용한 가상현실 접목으로 계절과 장소에 상관없이 골프를 즐기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비용도 라운드당 2~3만 원 정도로 실제 골프게임의 10분의 1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이처럼 실내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만든 스크린 골프는 우리 생활 속에서 국민의 아이디어와 요구를 잘 파악하고 활용해 새로운 제품, 서비스로 구현해낸 성공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스크린 골프는 우리나라의 새로운 수출상품으로 떠올라 현재 미국, 일본 등 해외 29개국에 진출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제주도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한라산, 해녀, 감귤 아니면 돌하르방? 제주도 하면 많은 것들이 떠오르지만 언제부턴가 올레길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올레'란 말은 제주도 방언으로 '좁은 길'을 뜻하는데요.(이동통신사 KT가 아니랍니다. ^^;;) 제주 올레길은 한 관광학자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제주도 곳곳의 좁은 길을 서로 연결해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만든 것인데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제주올레에서 발생하는 생산유발 효과가 2015년에는 연간 1조 2천억 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합니다. 기존에 주목받지 못한 관광자원에 '웰빙', '힐링'이란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이제는 창조경제에 대해서 조금 감이 잡히시나요? 이처럼 우리 일상 주변에는 벌써 다양한 창조경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생활 속 아이디어를 또 다른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로 만들어내는 것처럼 한국의 창조경제 아이디어를 대만과 협력해 만들어낼 수 있는 사업모델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한국의 3D 홀로그램 기술과 대만의 문화유적을 결합해 홀로그램 문화재 전시 실현
아래 영상은 싸이가 없는 싸이 콘서트랍니다. 무슨 소리냐구요?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해서 싸이의 춤동작을 생생하게 재현한 것입니다. 홀로그램(Hologram)은 그리스어로 '완전한(Whole) 메시지(Message)'라는 뜻인데요. 3차원 영상 기술 중 사람의 눈과 가장 친숙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홀로그램 기술을 문화, 공연 산업과 접목하면 어떻게 될까요? 연말이면 유명 가수들이 서울, 뉴욕, 런던, 파리 등 전 세계 각지에서 동시에 생생한 라이브 콘서트를 열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춤은 홀로그램 이미지가 추겠지만요.
홀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는 사례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홀로그램 이미지를 통해 모나리자 미술 작품을 실감 나게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어떠세요? 생각만 해도 떨리지 않으신가요? 이처럼 한국의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해 세계 4대 박물관인 대만 고궁박물관에 있는 70여 만점의 유물을 전시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해 전 세계에서 대만의 3D 홀로그램 유적 전시회를 개최한다면 많은 사람이 대만 문화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만은 소중한 문화재 손상 위험 없이 많은 사람에게 대만 문화를 알릴 수 있고, 우리나라는 우리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릴 멋진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2. 신개념 유통채널인 한국의 미미박스 서비스와 대만 식료품 산업의 결합 – 고메박스
여성 독자분들이라면 미미박스라는 서비스에 대해 한 번쯤은 들어보셨겠죠? 2011년 처음 등장한 화장품 구독 서비스 미미박스는 전문가가 골라주는 화장품, 음식, 미용기기 등을 구독자에게 한 달에 한 번 전달해주는 서비스인데요. 독자들은 월 15달러의 비용으로 80~90달러의 가치를 지닌 선물상자를 받아볼 수 있는 매력적인 서비스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미미박스는 미미박스 입장에서도 매출원가가 없는 사업이라는 것입니다. 원래 샘플은 화장품 기업들이 불특정 다수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니까요. 미미박스는 어찌 보면 단순해 보이는 이 아이디어로 창업 1년 만에 390여 개의 화장품 기업을 유치했고 15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서비스를 대만의 식료품 산업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요? 대만은 기혼여성의 사회활동 참여율이 60% 이상이고 가구당 평균 소득 1/4 이상을 식료품 구매 및 외식비로 지출합니다. 미미박스처럼 대만의 식료품 프랜차이즈에 구독이라는 컨셉을 도입한다면, 기존 할인마트나 슈퍼마켓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시행하던 시식 등 신제품 마케팅을 주 소비층에 정확히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소비자 입장에서도 저렴한 비용으로 새로운 식료품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괜찮은 사업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한-대만 경협위에서는 한국의 미미박스를 대만식으로 변형한 이른바 고메박스에 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한국 측 발표에 이어 대만 측은 대만정부 중소기업의 기술혁신 촉진을 돕기 위한 정책을 소개했습니다. 대만이 제시한 강소기업 육성전략은 어떤 내용이었을까요?
대만의 강소기업 육성 제안 – 성장 가능성 있는 중소기업 육성으로 저성장 위기 극복하자
대만 측 대외무역발전협회(TAITRA)는 대만이 양안 관계를 기회로 하여 저성장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만정부는 대만 중소기업의 중국 진출을 확대하고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의 상대적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브랜드 마케팅 지원에도 노력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외에도 한방재료 등 스토리텔링 소재를 활용한 디저트 산업과 협력하기 위한 노력, 대만 국민 메신저로 부상한 한국기업 NHN의 라인 성공 전략 분석, 지식기반경제로 도약하기 위한 대만경제부의 노력 등을 밝혔는데요. 소프트파워 시대를 맞아 대만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협력 방향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지금까지 제38차 한-대만 경제협력위원회의 모습을 살펴보았습니다. 한-대만 경제협력위원회를 통해 우리나라의 창조경제와 대만의 강소기업이 접목하면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한국의 창조경제 실현전략과 대만의 강소기업 육성 전략이 서로에게 지속적으로 도움이 되고 훌륭한 협력 관계가 유지, 강화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외식, 모바일콘텐츠 등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양국이 힘을 합쳐 풍성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사진출처:전경련)
한국과 대만. 서로가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협력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대화의 자리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본 포스팅은 전경련 아시아팀 김정민 조사역의 자료를 기초로 작성되었습니다.
'경제스토리 > 자유광장은 지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업들은 세무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0) | 2013.10.24 |
---|---|
파인주스 제 7 화, 파인먼이 혼자인 이유? (0) | 2013.10.24 |
여러분이 내는 세금,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팟케스트라 제25편) (0) | 2013.10.23 |
아프리카 자원개발 인프라 시장을 열기 위한 오찬간담회 열려 (0) | 2013.1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