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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스토리/자유광장은 지금!

전통시장 상인체험, 함께 하는 소중한 마음은?


최근 골목상권이 위기라는 말이 들립니다. 경제 저성장과 양극화 현상이 깊어지면서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점점 힘들어집니다. 창조경제를 국정목표로 내세운 새 정부의 정책과제 가운데는 전통시장을 비롯한 골목상권을 살리는 것도 들어있습니다.



대형마트는 점점 늘어나고, 전통시장에 대한 관심이 점차 줄어들면서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만갑니다.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상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각자 다른 삶을 살아왔고, 처한 입장이 다른 만큼 쉽게 이들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경험을 공유한다면 쉬울 텐데도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옛말에 역지사지라는 것이 있습니다. 남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 본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시장상인 들의 심정을 알기 위해선 우리가 한 번씩 직접 시장상인이 되어보는 것이 어떨까요?



전경련의 전통시장 체험은 바로 이런 이유로 시작했습니다. 전경련 임직원 모두가 역지사지 정신으로 현장을 배운다면, 정책을 제안할때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만한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르지 않을까요?



일요일인 5월 12일, 대림동 우리시장입니다. 아침부터 나온 전경련 직원들이 빗자루를 들고 곳곳을 쓸고 청소합니다. 보통은 집에서 쉬는 휴일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활기찬 모습입니다.



아침에는 다소 흐린 날씨였습니다. 불을 켠 시장 가게들이 하나씩 문을 열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흘러도 거의 변함이 없는 정겨운 모습입니다. 최근 편의점에 밀려 보기 힘든 골목 슈퍼도 당당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승철 상근부회장님과 함께 전통시장 근무 십계명을 낭독했습니다. 전통시장과 하나가 되는 전경련 임직원이 되고자 직접 만든 기본적 주의사항을 외치는 부회장님과 직원들의 얼굴에는 진지함이 보입니다.




우리시장 상인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빨간 목장갑을 낀 손에 결의가 드러나 있는 것 같지요?



짧은 행사를 마친 후 각자 맡은 가게로 걸어갑니다. 평소에 이런 일은 해본 적이 없는 임직원들입니다. 마치 예전에 방영했던 TV프로그램 ‘체험, 삶의 현장’처럼 전통시장의 삶을 경험해보기 위한 발걸음입니다. 마침 이날은 대형마트 휴무일이었습니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공존을 위한 진지한 움직임이 있어야겠지요.



얼핏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느끼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과는 더욱 차이가 있습니다. 어려움을 체험하고 입장을 이해해야만 진정한 대책도 나올 수 있을 테니까요.



이날 우리시장 내 17개 상점에서 전경련 직원들이 직접 물건을 팔게 되었습니다. 김밥과 떡볶이를 파는 분식점, 과일 가게, 닭집과 떡집, 동네마트, 수산물 가게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모두가 열심히 일했지만 특히 눈길을 끄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시장 길에 앉아서 완전히 가게와 한 몸이 되어 야채를 파는 직원의 자세입니다. 단 하루지만 제대로 도움을 드리겠다는 자세가 돋보입니다.



상인의 말을 듣고 어려움을 파악하려는 이승철 부회장님의 시선이 진지합니다. 직접 좌판을 정리하고 짐을 나르는 등 모든 일도 맡아서 했습니다. 잘 만들어진 찐빵을 직접 포장해서 손님들께 팔기도 했구요. ^^


시장 안에서 상인과 점심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광경이 화기애애합니다. 서로 대화하면서 몰랐던 부분을 이해하게 되고 점점 가까운 사이가 되어갑니다.



오후에는 허창수 회장님도 오셨는데요. 먼저 실내 포장마차에 앉아 직접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많은 언론사에서 허창수 회장님의 전통시장 체험을 취재했습니다.




‘전통시장 전경련, 함께 합니다.’ 라고 적힌 배지를 단 허창수 회장님이 앞치마를 쓰고는 앞으로 팔게 될 청과물을 살펴봅니다. 이 날 회장님은 과일 매장에서 딸기와 과일바구니 등을 직접 파셨습니다.




이날 체험을 마친 회장님은 전경련이 앞장서서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들을 고민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그 방향까지 제시했는데요. 시설현대화와 특화상품 개발, 다양한 마케팅 방안 등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전통시장에 대해 이런 방식의 솔루션을 마련해 공급하겠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아침부터 시작된 이 날 체험행사는 저녁 6시를 넘어서 끝났습니다. 맡은 가게에서 열심히 일하던 직원들은 피곤하지만 보람찬 얼굴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가족들이 찾아와 열심히 일하는 아버지를 응원하기도 했고, 전통시장에서 오랜만에 쇼핑을 해서 양손가득 야채와 과일을 가지고 가는 직원도 있었습니다.



이날 체험을 통해 직원들도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무엇보다도 전통시장 상인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고, 힘들여 일하는 보람과 땀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전통시장은 아주 친숙하고 정겨운 우리 삶의 고향입니다. 물건을 사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의 정을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보다 신선한 물건을 파는 가게도 있었고 파격적으로 저렴한 짜장면을 파는 가게도 있습니다. 이런 곳이 살아나야만 우리의 삶에도 보다 활력이 넘치게 되지 않을까요?



이런 소중한 경험을 결코 헛되이 하지 않겠습니다. 전경련에서는 이날 경험한 임직원들의 1일 상인 체험을 수기집으로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전통시장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전통시장과 전경련의 만남은 이렇게 역지사지의 입장을 경험해보는 좋은 자리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체험을 통해 골목상권을 배우고 서로가 함께 살아나는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희망을 드리기 위한 노력을 지켜봐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