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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I지수로 본 경제, 실물경기는 나아질까?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는지 판단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단순히 몇몇 기업의 이익이나 재래시장의 매출을 가지고 함부로 판단할 수도 없겠지요. 따라서 경기가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하는 방법에는 보다 넓고 풍부한 조사를 거친 통계지표를 사용합니다.


이 가운데 실물경기란 현재 진행되는 경제의 흐름을 말합니다. 경제요소 가운데 미리 반영되는 지수나 조금 늦게 반영되는 요소가 아니라 순수하게 지금 벌어지는 흐름을 일컫습니다. 그리고 이런 실물경기가 좋은지, 나쁜지를 알아보기 위한 지표 역시 몇 가지가 있습니다. 


실물경기(사진출처: 연합뉴스)


그 가운데 BSI는 경기동향에 대한 기업의 예측, 판단등을 지수로 나타낸 것입니다.  기업인들이 경기에 대해 느끼는 심리적인 부분을 수치화할 수 있기에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충분히 활용이 가능합니다.


* BSI 산출방식 =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의 수 - 나쁘게 보는 기업의 수)/전체 업체 * 100} + 100

 → 수치가 100이상이면 기업들이 경기가 좋아진다고 느낌, 100미만은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느낌.


그럼 이런 BSI로 보는 실물경기는 어떨까요? 한동안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인해 우리나라의 BSI는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습니다. 그리스부터 터져나온 유럽 재정위기 해소를 위한 유로존 긴축정책, 재정상황이 좋지않은 미국의 재정절벽 이슈 등 세계 경기부진은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BSI 3월 전망치는 104.4를 기록했습니다. 통산 100이상이면 경기가 좋아진다고 느끼는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한국경제의 선봉에 서 있는 기업들은 체감경기가 좋아진다고 느낀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이것은 기업들이 경기회복될 거란 기대감을 가지고 있음을 반영합니다.


BSI전망


이렇게 기업들이 경기 전망치를 낙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외변수가 개선되어서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경제의 많은 비중이 수출에 달려있는 우리나라에서 대외환경을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대외환경은 아직 불안합니다. 낙관적 전망을 본격적인 경기회복의 신호로 보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BSI실적


아직 불안한 요소도 남아있습니다. 무엇보다 3월 이전인 2월 BSI 실적치가 83.0입니다. 기준선인 100을 상당히 밑도는 것으로 대외변수의 불안을 나타내는 증거입니다.


우선 해외 경제지표 부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유로존의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은 3분기에 비해 -0.6% 감소했습니다. 이는 2009년 1분기 이래 최저치입니다. 특히 독일(-0.6%) 프랑스(-0.3%), 이탈리아(-0.9%) 등 주요국들이 모두 저조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같은 시기 미국의 성장률도 2009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0.1%)를 기록했습니다.


우리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의 상황도 심각합니다. 미국 연방정부에서는 자동예산삭감을 의미하는 시퀘스터가 발동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당장 6개월간 850억달러의 예산이 줄어들 것입니다.


* 시퀘스터란? : 미국의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연방정부의 예산을 자동으로 삭감하는 조치. 2013년 1월 1일에는 이를 2개월간 한시적으로 연장하기로 합의되었으나 이후 추가 연장에 대한 합의에 실패함으로써 3월 1일부로 효력이 발생했다. 연간 1,100억달러씩 10년간 총 1조 2천억달러의 정부지출이 자동으로 삭감된다.


시퀘스터(사진출처: 뉴스토마토)


이런 시퀘스터가 발동된 효과는 상당합니다. 당장 미국의 성장률이 0.6%p 감소할 것이란 예상도 나왔습니다. 더불어 일본의 아베 총리도 극단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엔저현상으로 일본과 국제시장에서 경쟁하는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 저하도 피할 수 없습니다. 한국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가격과 품질로 경쟁하는 라이벌은 대개 일본회사입니다. 이처럼 대외변수는 여전히 불안요소를 안고 있어, 경기회복을 낙관할 수 없습니다.


BSI 전망치를 부문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내수와 수출, 투자와 고용, 그리고 채산성은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자금사정, 재고는 부정적으로 전망되었습니다. 특히 수요 감소, 유동성 악화 등으로 조선, 건설, 해운 등 국내 주력업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업종별로는 경공업, 중화학공업 등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어째서 이렇듯 BSI 전망치가 좋아진 것일까요? 이것은 새정부가 출범하면서 ‘경제살리기 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새 정부의 국정목표를 보면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를 국정목표 1순위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업계를 지원해준다면 분명 경기는 빠른 속도로 살아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번 BSI지수가 보여주는 한국 경제의 3월 전망은 밝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아직 실현되지 않는 낙관적 지표입니다. 이 지표가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기대감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정부의 적극적 경제 살리기 정책이 필요합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커다란 역할을 기대해 봅니다.

 

* 본 포스팅은 전경련 경제정책팀 박병준 연구원의 자료를 기초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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