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중소기업이 사업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언론보도를 보면 납품단가 인하, 기술탈취 등의 불공정거래 때문이라고 합니다. 유능한 인재들의 중소기업 취업 기피를 꼽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런 이유 때문일까요?
얼마전 안철수 대선 후보가 한 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기사)
“중소기업간 과당경쟁 때문에 누구도 수익을 못낸다. 이대로는 공멸한다.”는 발언이었지요.
안철수 후보는 예전에 스스로 IT보안 사업을 하던 경험을 소개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그 분야가 잘될 것이라는 예상으로, 국내 200개 회사가 만들어졌는데, 전세계에 총 400개 회사가 있었다”고 서두를 열었습니다. 그리고는 “거의 모든 분야가 조금만 잘 되면 과당경쟁해서 대기업으로 성장을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발언에 비춰볼 때 혹시 우리나라는 내수시장에 비해 중소기업이 너무 많은 게 아닐까요? 우리나라 기업생태계가 어떤 모습인지 현황을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5. 취약한 기업생태계 - 기업간 불균형이 커진다.
우리나라는 기업규모를 기준으로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수가 과다하여 기업생태계에 불균형이 심각합니다. 이 문제를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50인 미만의 작은 기업이 전체의 85%, 50인 이상 300인 미만의 중기업이 13.8%를 차지해 우리기업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중견기업과 대기업의 비율은 각각 1.0%, 0.2%에 불과합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기업규모가 커질수록 숫자가 급격히 감소하는 분포입니다.
뭐가 문제일까요? 원래 기업생태계가 이런 것은 아닐지 잘 모르시는 분도 있을 겁니다. 이번에는 이런 우리나라 기업생태계를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볼까요? 불균형이 더욱 분명하게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주요 국가들 중에서 소기업 비중이 가장 높습니다. 반면 중견‧ 대기업 비중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지난 10년간 우리 기업생태계는 중소기업으로 더 치우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999년부터 2009년까지 경제규모가 명목 GDP기준으로 94% 늘었습니다. 그렇지만 1,000인 이상의 대기업 수는 오히려 1999년 157개에서 2009년 111개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에 중견기업 수는 5.2% 증가했고, 중소기업 수는 중견기업 수 증가율의 4배 수준인 19.9%의 성장세로 급증했습니다.
중소기업이 많다는 것은 좋은 면도 있습니다. 1차 공급자가 그만큼 충분히 많다는 뜻이니까요. 다양한 아이템을 제공할 수 있고 다양한 기업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차원에서 생태계의 탄력이 좋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작은 기업들이 중견, 대기업으로 꾸준히 성장해주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과당경쟁이란 부작용도 큰 점도 있습니다.
일단 정부는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한공회의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제도가 약 1300여개에 달합니다. 자금, 판로개척, 마케팅, 정보화, 창업 등 분야별로 다양합니다.
하지만 이런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이대로는 과당경쟁의 부작용을 피하기 힘듭니다. 지금은 중소기업의 과당경쟁 구조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합니다. 그것만이 경제사막화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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