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스토리/칼럼노트

과학기술이 우리의 미래다 1 : 휴대폰에 프라다 옷을 입힌 주인공

FKI자유광장 2011. 12. 6. 16:09



휴대폰에 프라다 옷을 입힌 주인공, 곽우영 LG전자기술원장을 만나다.
 
 
지난 2007년 휴대폰 시장에 혜성처럼 나타난 제품이 있다. 바로 LG전자의 야심작, 프라다폰이다. 프라다폰은 3.0인치 액정 전체에 터치스크린 방식을 적용함은 물론, 휴대폰에 프라다 고유의 순수하고 독특한 디자인까지 더해 당시 웃돈을 줘야만 구할 수 있었을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프라다폰을 탄생시킨 주역, LG전자 곽우영 전자기술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해보지도 않고 못하겠다고 손드는 건 비겁한 일
 
 
 
자유광장 : “프라다폰은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곽우영 부사장 :
“처음부터 프라다폰을 만들겠다고 했던 건 아니에요. 당시 디자인 연구소에서 가지고 온 모형 제품 중에 터치스크린 방식의 폰이 있더라고요. 지금은 대부분 휴대폰이 터치스크린이지만 그때만해도 터치스크린으로 휴대폰을 만드는 건 불가능했어요. 그렇게 큰 터치패널이 없었거든요. 우리 연구원은 물론 터치패널 공급업체까지 모두 안된다는 거에요. 그러니까 슬슬 오기가 나더라고요.”
 
자유광장 : “다들 반대했는데 어떻게 밀어붙이셨는지요?”
 
곽우영 부사장 :
“전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에요. 해보지도 않고 못하겠다고 손 흔드는 건 비겁한 일이잖아요. 당신들이 다 안된다고 하니까 난 더 하고 싶다, 라고 말했던 기억이 나요. 그렇게 설득하고 밀어붙였죠. 하지만 터치스크린 같은 하드웨어는 물론 인터페이스 같은 소프트웨어까지 다 새로 만들어야 해서, 無에서 有를 만드는 일이었어요. 1년 정도 지나니까, 이젠 해볼만 하겠더라고요.”
 
자유광장 : “일반 터치폰으로 개발했는데, 어떻게 프라다폰이 됐나요?”
 
곽우영 부사장 :
“사실 터치스크린도 나중에 쓴 말이고 당시엔 DOP(Display Only Phone)이라고 불렀어요. 어느 정도 안정화돼 내보내려고 했더니 가격이 너무 비싼 거에요. 커다란 LCD 화면에 터치 패널 같은 남들이 안 쓰는 소재를 썼더니 기존 휴대폰보다 두 배 정도 비싸더라고요. 아무리 좋아도 이렇게 비싸서는 내보낼 수 없겠다 싶었는데, 그때 나온 아이디어가 휴대폰과 명품 브랜드를 접목시켜보자는 거였어요. 때마침 프라다 임원을 만날 수 있었고요. 협상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양사의 목적이 같아 결국 프라다폰을 만들기로 했죠”
 
자유광장 : “프라다와 공동작업은 어떠했나요?"
 
곽우영 부사장 :
“프라다 베르텔리 회장은 프라다폰을 단순한 코스메틱폰이 아닌 디자인과 브랜드, 콘텐츠까지 프라다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휴대폰으로 만들고 싶어했습니다. 바로 이점이 LG전자가 제시한 방향과 일치했죠. 무엇보다 휴대폰을 단순히 테코놀로지로 해석하지 않고 라이프스타일로 이해하고 감성적 접근을 통해 디지털기기 트렌드를 새롭게 만들어가자는 취지를 함께 공유했기때문에 프라다폰이 성공했었다고 봅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고, 고객에게 만족을 주려고 노력
 
 
자유광장 : “이처럼 휴대폰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곽우영 부사장 :
“어떤 제품이든 고객이 만족하는 성능을 내지 못하면 초기에 사라지고 맙니다. 아무리 훌륭한 제품이라도 사람들이 잘 쓸 때까지는 침체기가 있고 그 침체기를 넘겨야 하는 법이지요. 이 침체기를 통과하는 방법은 고객의 욕구를 얼마나 잘 만족시키느냐 하는 것입니다. 말이 쉽지 기술적으로 그걸 극복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제 고객인 소비자가 저한테 와서 얘기를 할 리는 없으니 제가 소비자를 찾아다녔지요 
 
자유광장 :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족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이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사례 하나 부탁드립니다." 
 
곽우영 부사장 :
“2007년 당시에 저희가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바로 휴대폰 카메라 기능이었습니다. 그때까지 휴대폰 카메라로는 제대로 된 사진을 찍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어두운 곳에서는 촬영이 거의 불가능했죠. 당시 고객들은 이를 개선할 제품을 기대하고 있었고 그때 개발한 것이 바로 뷰티폰이었습니다. 대구경 렌즈와 플래시 기능을 갖추고 500만 화소의 센서를 탑재했었는데, 이를 위해 상당 기간 연구가 필요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의 카메라 칩 전문기업을 발굴했고, 장기간의 연구개발을 함께 진행하였죠. 신기능을 구현하다보니 개발기간이나 내부적인 보안 유지 등 완성될 때까지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어렵게 개발한 만큼이나 큰 이익을 내어 휴대폰 업계에서 하나의 이정표를 남긴 걸작 중 하나로 기억됩니다."
 
 
본인만의 비전을 만들어 나가기를
 
 
자유광장 : “마지막으로 과학리더를 꿈꾸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곽우영 부사장 :
“모바일 혁명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정보통신 분야의 기술혁명은 어디까지 가능할 것인지가 공학도들이나 현장의 기술 전문직에 있는 분들, 또 관련 분야의 많은 젊은이들의 궁금증이자 미래의 비전이 될 것입니다. 처음 만들어진 드라마나 영화가 재미있으면 너도 나도 두번째 흥밋거리를 찾아 스토리를 만들듯이 모바일 혁명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더 나은 과학의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모바일 혁명에 대한 정보통신업계 전문가들의 예견을 바탕으로 여러분들의 비전을 만들어 나가기 바랍니다."
 
 
이 콘텐츠는 전경련과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발간한 대한민국 기술최고경영자 16명의 수기 모음집 ‘과학 기술이 우리의 미래다’를 참조해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자유광장’에서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나가며 대한민국의 성공신화를 이끌어낸 CTO들의 이야기를 16차례 연재할 예정입니다. ‘과학 기술이 우리의 미래다’는 전경련 홈페이지에서 PDF나 EPUB 형태의 EBOOK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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