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키워드#4. 본질을 꿰뚫어보는 '관찰'이야 말로 성공의 비결!
어느 날 갑자기 팀장님이 이슈를 던지며 '이에 대해 연구하라'는 주문이 떨어졌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요? 당장 선배를 찾아가 '족보'가 될 만한 자료를 요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른 회사의 동기들에게 연락해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또, 서점으로 달려가 책을 한 보따리 구입하거나, 현장조사를 위해 발로 뛰는 사람 등등 제각각일 텐데요.
하지만 이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팀장님이 던져준 이슈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도대체 이 시점에서 왜 이런 요구를 하는 걸까? 왜 내게 주문을 했을까? 팀장님이 듣고 싶어 하는 대답은 무엇일까?'에 대한 답을 먼저 찾아봐야 하죠. 손 안의 컴퓨터라 불리는 스마트폰도 있겠다, 정보의 홍수 속을 헤매다 보면 얼추 다 알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 대충 궁싯거리다 보면 뭐든 충분히 생각해서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착각을 하기 쉬운데요. 그러나 정보과잉 사회일수록 복잡한 '현상'만 눈에 들어오고 뒤에 숨어 있는 '본질'은 잘 보이지 않기 마련입니다.
본질에 집중하면 숨겨진 답이 보인다
MIT 슬론스쿨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전략 컨설턴트 히라이 다카시는 <1등의 통찰>이라는 책을 통해 통찰력의 핵심은 본질에서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본질에서 생각하지 않으면 올바른 해답이 절대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냥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본질에서 생각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어떻게 정확한 판단을 내리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걸까요? 또,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그 차이는 전적으로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본질'을 보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현상'만으로 판단한다면, 절대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없으며 당연히 좋은 성과로도 이어지지 못합니다. 그럼, 본질이란 게 과연 뭘까요?
일본에는 '아사히야마 동물원'이라는 유명한 곳이 있습니다. 일본 동물원 가운데 가장 추운 곳에 위치한데다 오르막이 많아 관람객이 해마다 줄어들어 폐쇄 직전까지 이르렀는데요. 그러던 이곳이 어느 날 갑자기 일본 최고의 도쿄 우에노 동물원을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동물원의 본질'을 깨닫게 된 임직원들의 노력 덕분이었는데요. 동물원이란, 다양한 동물을 최대한 많이 끌어안은 곳이 아니라 동물들이 마음껏 뛰놀고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러한 본질을 뒤늦게 깨닫게 된 아사히야마 임직원은 동물들이 야성의 기질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이로 인해 고객들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진짜 동물의 세계를 눈앞에서 보며 즐거움과 신비로움을 체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동물은 동물대로, 관람객은 관람객대로 행복하고 즐거운 공간으로 거듭난 것이죠.
이처럼 동물원의 본질이 동물들의 행동과 능력 전시라면, 병원의 본질은 친절한 서비스와 값싼 진료비가 아니라 바로 환자의 질병을 최대한 빨리 나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또, 서점의 본질 역시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닌 독자가 책을 최대한 편하게 경험하며 만끽할 수 있도록 하며 책을 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이해의 폭과 깊이를 극대화하기, 관찰이 본질을 깨운다
워런 버핏의 투자비결은 직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가 수십 년간 세계 최고의 부자로 기록되는 이유는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사실이나 징후들을 한눈에 꿰뚫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는 지금도 미국 네브라스카 주의 오마하라는 작은 도시에서 모든 투자를 결정하고 실행한다고 하는데요. 세계 금융의 심장인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무려 2,000km나 떨어진 오마하의 회색 벽돌집에서 PC도 없는 책상에 앉아 수천만 달러에 대한 투자를 오롯이 혼자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에게는 투자할 종목을 찾기 위한 최고의 시스템과 인력을 확보해 운영하고도 남을 충분한 재력이 있지만, 그는 결코 다른 사람에게 의견을 묻지 않습니다. 그래도 꼭 누군가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면 거울을 바라보며 질문을 합니다.
워런 버핏은 아침마다 가판대까지 걸어가 신문을 사고, 점심시간에는 햄버거와 체리코크를 사 먹으며 마을을 돌아다닙니다. 그러면서 관찰을 하고 생각합니다. '사람들과 나는 왜 코카콜라를 이렇게 자주 마시는 걸까? 왜 나는 가구가 필요할 때 네브라스카 퍼니처마트에만 가는 걸까? 왜 나는 데어리퀸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걸까?'라는 식으로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고 그 대답을 관찰합니다. 그리고 답이 구해지면 주저하지 않고 그 회사의 주식을 사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워런 버핏이 행하는 투자의 본질입니다.
버핏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투자했을 뿐이라고 여러 차례 대답한 바 있는데요. 그는 관심이 가는 기업이 생기면 즉시 찰거머리처럼 붙어서 밀착관찰을 합니다. 그는 이렇게 관심 가는 기업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를 극대화할 때 기업을 제대로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매출이나 이익률 등의 숫자놀음은 겉돌기 수준의 관찰에 불과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죠. 투자하려는 목표기업을 정하면 오랫동안 다각도로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 지금까지 워런 버핏을 세계 최고의 부자로 있게 한 유일한 투자 비법입니다.
세계적인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역시 하워드 슐츠 회장의 관찰력이 만들어낸 소산입니다. 그는 유럽 출장을 갔다가 많은 사람들이 길가에 즐비한 에스프레소 바에서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보고 이러한 문화를 미국으로 옮겨놓기로 결심했는데요. 그리고 단순히 커피를 팔고 사는 곳이 아니라 문화를 팔아야 한다는 사업의 가치를 정했습니다. 퇴근 후 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에스프레소 바에서 커피를 마시며 행복해하는 유럽인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집과 회사 외에 마음껏 쉴 수 있는 제3의 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틈새를 발견한 결과였습니다.
성공한 리더의 뛰어난 통찰력은 관찰의 대가
이처럼 성공하는 리더들은 하나같이 성공을 창출하는 도구로 관찰력을 꼽았습니다. 소위 역사에 기록되었거나 언론에 회자되는 리더들의 프로필을 살펴보면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것이 바로 뛰어난 통찰력인데요. 통찰이란 본질을 꿰뚫어보는 능력입니다. 본질이 무엇인가를 깨닫고 꿰뚫어보기 위해서는 관찰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뛰어난 통찰력은 어김없이 이러한 관찰의 대가입니다.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뽑고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역량을 극대화하도록 하는 것 또한 관찰에서 시작됩니다. 개인에게도 자신의 핵심역량과 업무의 능력, 시장의 틈새를 찾아낼 줄 아는 관찰력이 필요합니다.
성공한 리더나 천재들이 관찰을 하겠다며 물리적으로 늘 눈을 부릅뜨고 덤볐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은 뜨고 있지만 감은 듯한 눈으로 세상과 사물, 사람과 현상 등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살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복잡하더라도 단 한 번 훑어보는 것만으로 맥을 짚어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는 것에서도 기미를 발견하고, 사소하기 짝이 없는 것에서도 문제나 기회의 여지를 찾아냈습니다.
최근 투자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시장을 관찰하다 보면 시기마다 시장을 이끌어가는 트렌드가 보인다. 그것을 얼마나 정확하게 빨리 포착하는가 하는 것이 관건이다"라고 했는데요. 그는 현상 너머에 있는 미래의 진실을 감지할 수 있는 직관력은 관찰력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관찰력은 경영인이 갖춰야 할 최고의 자질이며 이는 독서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풍부한 독서와 다양한 경험을 통한 관찰이 성공의 조건
하버드경영대학교 도로시 레너드 교수를 중심으로 경영학 및 교육학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고 있는 전문가로 구성된 팀은 세계의 벤처창업가와 비즈니스의 대가들을 2천 명 이상 인터뷰했습니다. '이른바 프로페셔널이라 불리는 전문가들은 어떤 공통된 비결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주제를 연구한 후 프로페셔널의 핵심은 '딥 스마트(Deep Smarts)'에 있다는 결론을 내렸는데요. 딥 스마트란, 한마디로 고도로 축적된 내공을 말합니다. 즉, 오랜 비즈니스 경험과 수련, 성찰을 통해 한 개인의 몸에 체화된 암묵적인 지혜이자 단순한 기능이나 스킬을 넘어 전체를 보며 중도를 지켜내는 감각적 통찰을 가리킵니다.
이러한 내공을 갖기 위해서는 남다른 경험의 레퍼토리, 즉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전문가들은 같은 지식을 남다르게 엮고 적용할 줄 아는 사람들을 뜻하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지식은 풍부한 독서와 다양한 경험을 통한 관찰로 통찰을 끄집어내는 한 바가지의 마중물입니다.
우리가 뭔가를 찾는다는 것은 아는 범위 내에서만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아는 범위를 넓고 깊게 구축하는 것이 무척 중요한데요. 우리 내면의 소스를 풍부하게 구축하고 운용되도록 노력하는 것은 결국 관찰력을 기르고 통찰력을 배양하는 데 필요한 최우선 순위입니다.
훌륭한 리더들은 백이면 백, 세밀하게 관찰하고 예측력을 발휘해 문제의 냄새를 맡는다. 올바른 질문을 던지고 문제를 예측하는 것은 리더십의 중요한 측면이며, 이는 비즈니스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 잭 웰치, GE 전 회장
성공한 리더의 통찰력을 갖고 싶다면 본질을 찾아내는 관찰력을 키우세요. 그리고 언제나 본질은 항상 '왜?'라는 화두를 놓치지 않는 노력에 그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