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스토리/칼럼노트

'글로벌 경영환경 전망과 기업의 대응전략' 세미나

FKI자유광장 2011. 11. 19. 17:49
채수일|보스톤컨설팅그룹 대표
경련 부설 국제경영원은 10월 14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채수일 보스톤컨설팅그룹 대표를 초청한 가운데‘글로벌 경영환경 전망과 기업의 대응전략’을 주제로 조찬경연을 개최했다. 이날 강연에서 채 대표는“격변의 시대에 성공하기 위해서는‘적응우위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언급하고, “기업들이 적응우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변화의 신호를 포착해 활용하는 민첩성과 혁신을위한 실험정신, 전략적 시스템 구축 및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이날 강연내용을 요약,정리해 소개한다.
 
경제위기로 인해 국민들이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다. 2008년도에 큰 위기가 닥친 후 회복한 지 얼마 안되어 또 다시 위기 얘기가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경제위기의 3가지 근본원인은 과거 30년 동안 지속된 개인과 정부의 빚 축적, 글로벌 무역 불균형, 25년 간의 정상 수준을 웃돈 경제성장이다. 과거 30년 동안 소비자나 정부 등 경제주체들이 너무 많은 부채를 무분별하게 소비하고 지원했다. 부채수준이 평균 이상으로 이탈해서 조정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는데, 경제지표들이 평균으로 돌아가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 문제다.
+ 사상 유례없는 높은 부채수준이현 경제위기의 발단
과거 20~30년을 보면 어떻게 이렇게 될 정도로 경제를 놔뒀는가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빚에 의한 생활을 해왔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GDP 대비 공공,가계 및 기업 부채수준이 400%에 이르렀는데, 1980년대 전에는 GDP 대비 부채수준이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춰갔으나 최근 20~30년 동안 급속도로 이탈하기 시작했다. 물론 자산가치, 특히 부동산가치가 상승해서 부동산을 담보로 소비자들이 빚을 내서 소비를 하는 것도 있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여 100년을 놓고 보면 미국의 부동산 가격은 상당히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 경기가 좋을 때는 20% 정도 상승하고 반대의 경우에는 20% 하락했다. 그러나 역시 198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100년 역사에 없던 상승국면을 보였다. 이것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닌데, 유로존의 17개 유럽 국가들을 보더라도 GDP 대비 부채율이 1980년도부터 급증했다.
 
이렇듯 과다한 부채의 원인을 살펴보면, 과거 20년 동안 기업들이 너무 많은 이윤을 내왔다는 점이다. 1980년대부터 평균치의 주식을 갖고 있을 때 수익을 낼 수 있는수준이 평균선 이상으로 높았는데, 금융권의 이윤은 말할 것도 없이 높았다. 기업이 20년 동안 평균선을 훨씬 상향하는 이익성장을 해온 것이다. 즉, 그것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우리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 경기침체의 장기화는 현실
또 다른 커다란 근원 중 하나는 무역의 불균형이다. 무역적자가 일어나면 그것을 메우기 위해 여러 부채를 쓰게 되는데, 한 번 무역적자를 낸 나라는 영원히 적자를 내는 산업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무역구조가 1~2년 흑자,적자가 나는 것은 고칠 수 있지만 10년 혹은 20년 동안 어느 나라는 계속 흑자상태이고 어느 나라는 계속 적자 상태일 때에는 불균형 구조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 다가올 5년 혹은 10년 후의 경제는 어떠할 것인가? 여러 경제환경,문화적 정서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 큰 이슈이다. 또한,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정부규제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 나라 간의 자본이 움직이는 것에 대한 규제가 심해질 수밖에 없는데, 신흥국으로서 굉장히 빠르게 성장 중인 중국이 미국이나 유럽을 도와주려면 중국에 투자되는 돈을 중국 내에서 소화해야 한다. 그래야 부채를 덜어주는 구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중국은 다른 나라에 자본을 수출하여 부채를 더해주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중국이 작년에 400조 위안을 수출하였는데, 이 얘기는 어떤 국가는 그만큼의 부채가 생겼다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이를 통제하는 규제가 많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연금문제를 국가가 다 감당할 수 없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앞으로 소비자는 소비를 줄이고, 은행들도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 말 그대로 울퉁불퉁한 5~10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앞으로 5~10년은 다른 모습의 경제환경이 조성될 것
‘적응우위’라는 말에 대해 생각해보자. 앞으로 5~10년은 과거 우리가 경험했던 어떤 시기보다 다른 모습으로 경제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에 적응을 잘해야 한다. 특히 위기를 더 악화시키는 인구고령화 부분을 잘 고려해서 적응해 나가야 한다. 앞으로는 경제성장을 하지 않는 나라와 빠른 경제성장을 하는 두 부류로 구분될 것인데 중국, 인도, 브라질, 캐나다는 미래에도 성장할 양상을 띠며 미국, 유로존, 일본은 비관적인 양상을 보일 것이다. 이렇게 두 가지의 모습으로 세계경제 양상이 나눠질 것이기 때문에 Two world 전략이 필요하다.
 
1950년도에는 아시아의 부의 수준은 전 세계 부의 수준의 약 25% 정도였다. 그러던것이 2000년도에 들어 40% 정도로 상승했다. 2020년에는 전 세계 부의 수준의 60%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10년 안에 글로벌 부의 반 이상이 아시아권에 몰린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다행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부가 축적되는 나라에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도 부가 어디에 있고 어디에서 축적되는지 명확히 구분해서 기업활동을 한다면 향후 5~10년이 꼭 우울하다고만은 말할수 없겠다.
 
1980년대에 들어와 기업실적이 많이 변동했는데,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들도 그렇고 대부분의 기업이 모든 방면에서 변동성이 일어날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적응’이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 적응우위 구축을 위한 5개 신규역량
APPLE, AMAZON, CEMEX, P&G 등 위기를 겪으면서도 잘나가는 대표 기업들을살펴보니 갈수록 시장점유율, 경쟁력을 높여가는 양상을 보였다. 그 이유를 분석해보면 기업운영에‘민첩성’이 있었고‘적응’을 잘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었다. 경쟁우위에 있는 기업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5가지 적응역량을 살펴보자.
 
첫 번째, Simulation Advantage. 실험을 많이 한다는 얘기이다. 제품을 출시하거나 디자인을 정하기 전까지 여러 실험을 거친다. P&G의 경우가 대표적이라고 볼수 있다. 한 상품에 대해 7,000~1만 가지의 소비자 테스트를 하는데, 50명의 조직이 테스팅 기획을 한다. 비행기를 만드는 보잉이나 에어버스의 경우도 시뮬레이터를 두고 날씨변화, 기압, 생물체의 움직임 등 여러 리스크 테스트를 한다. 이처럼 일반기업도 여러 경우의 수와 변수를 고려해서 내 사업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한 시뮬레이터를 갖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두 번째, Signal Advantage. 요즘 시대에는 정보가 매우 많다. 그래서 그것을 다 볼 수도 없고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당황스러운 경우가 많다. 이 역량을 잘 갖춘기업은 자기 기업에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분석하고 정리하는 체계가 잘 되어있고 그 정보를 잘 활용할 줄 안다. Google처럼 고객정보로 수익을 창출해 내고 기업의 방향을 모색하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 People Advantage. Google, Apple, P&G, CEMEX의 경우 조직이 잘 구성되어 있다. 밑으로 권한이 이양되어 있고, 조직이 최소화되어 있으며, 큰 원칙을 갖고 조직이 움직인다. 이런 문화를 가진 기업들이 빠른 변화에 적응을 잘한다.
 
네 번째, System Advantage. 대표적인 기업이 Apple이다. Apple은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잘 다룬다는 평가를 받는다. 플랫폼만을 제공하고 판매해 소비자들의 행태와 같은 고민은 비즈니스 파트너가 하도록 한다. 파트너 네트워크를 통해 진행하니 정보가 많고 적응력이 빠를 수 있다. 변수가 많을 때는 하나의 기업에서 해결책을 찾기 힘들다. 파트너를 통해서 변수에 대한 해결책을 같이 모색해 나가는 모델이 필요하다.
 
다섯 번째, Social Advantage. 기업이 돈을 버는 것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달라졌다. 돈을 버는 동시에 사회기여를 해야 한다. 단순히 기부하고 누구를 도와주는 것만으로는 효과가 없다. 기업의 진실성에 대한 의문을 낳기 때문이다. 진정한 Social Advantage는 자기 기업에 도움이 되면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즉, 한가지가 양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기여활동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시멘트 회사인 CEMEX는 멕시코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후여건을 잘 견뎌낼 수 있는 집을 만들 수 있도록 약간의 돈을 받고 시멘트를 공급해준다. 무료가 아닌 대신 집 짓는방법을 가르쳐주고 집이 지어졌을 때 조사를 해준다든지, 부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줌으로써 수익창출과 함께 Win-Win하는 사회기여활동을 한다. 또 다른 예로 Nintendo의 Wii라는 게임이 있다.‘ 우리 사회문제 중 비만이 문제다! 운동하는 시간이 적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없다!’라는 사회의 이슈를 파악하고 게임을 통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음을 광고하며 게임기를 판매한다. 기업의 수익에도 도움이 되고 사회의 고민을 해결해 주니 기업의 이미지가 더 좋아질 수 있다. 미래에는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 지금이야말로 투자할 수 있는 적기다
향후 5~10년은 그 전 30년의 위기를 되돌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기간이 되어야할 것이다. 기업의 빠른 성장, 많은 부채 등과 위험요소들은 단기적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경제가 저성장이 아니라 후퇴하는 유형들이 나타나게 될 텐데, 우리가 거쳤던 변화, 특히 IMF 때는 강하게 대처하고 넘겼었지만, 앞으로는 지금까지 위기에 대처했던 것보다 더욱 적응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적응역량을 높이기 위한 조직이 몇 개이고 예산이 따로 잡혀 있는지,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 사회기여에 대한 고민을 어느 정도 하고 있는지 등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런 Software 부분에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이론적으로만 생각하고 투자하는 데 거리낌이 있는 것 같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환경이 환경인 만큼 적응력과 민첩성을 갖추기 위해서 지금이야말로 투자를 할 수 있는 적기가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