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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션> 촬영지, 요르단의 붉은 사막 ‘와디 럼’ 여행기

FKI자유광장 2015. 11. 4. 11:54

이미지 출처 : 영화 <마션>, 이십세기폭스코리아


화성에 낙오된 우주비행사의 사투를 다룬 영화 <마션>. 개봉한 지 한 달을 앞두고 있지만, 예매율 1위에 오를 만큼 <마션>에 대한 관심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더불어 영화 촬영지인 붉은 사막지대 ‘와디 럼(Wadi Rum)’을 찾는 이들도 제법 많다고 합니다. 드라마 ‘미생’의 마지막 회 촬영지였기도 한 이곳을 소셜프렌즈 ‘빛나’ 님의 여행기로 지금 만나보세요~


와디 럼, 어디에 있는 곳일까?

와디 럼 입구에 자리한 마을


요르단 남부에 자리한 와디 럼은 유명한 도시 유적지 페트라와 홍해 사이에 있는 사막지대입니다. 페트라가 있는 와디무사에서 2시간을 달리면 와디 럼 사막 입구의 작은 마을에 도착하게 되는데요. 본래 이 지역에 사는 베두인(Bedouin)은 유목민인데, 관광산업이 발달하면서 몇몇이 사막 근처에 작은 마을을 이뤄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여름이 아닌 성수기에는 마을 입구에 온 동네 여행사가 모여 호객행위에 열을 올린다고 하죠.


작열하는 태양 아래 즐기는 ‘와디 럼 투어’

지프에서 내려 트레킹하는 와디 럼의 협곡과 동굴


와디 럼 투어의 기본은 사륜구동 지프를 타고 사막을 누비는 것인데요. 투어 기간은 하루부터 일주일까지 여행자의 일정에 따라 달라지는데, 당일 혹은 1박 2일 코스가 가장 인기랍니다. 마을을 벗어나자마자 눈앞에 펼쳐지는 붉은 사막. 타는 듯이 붉은 와디 럼 사막은 난생처음 사막에 오는 사람처럼 흥분시키기 충분했습니다.

보통 사막이라 하면 끝없이 펼쳐진 모래밭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와디 럼은 조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3억 년 전 지각변동으로 만들어진 지형 곳곳엔 바위산절벽이 솟아있고, 그 사이 사이에 협곡동굴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메인 투어도 독특한 모양을 한 바위를 찾거나 동굴을 탐험하는 것으로 이뤄져 있죠. 실제로도 이곳은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시작으로, <레드 플래닛> 등 종종 영화 촬영지로 이용된다고 합니다. 바위산 사이 계곡에는 물이 흐르진 않았지만, 바위 표면에는 물이 흐르는 듯 독특한 무늬들이 가득했습니다. 달리는 자동차와 달리, 덥긴 해도 찬찬히 걸으면서 보는 풍경의 차이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었죠.


트레킹 후 사막 한가운데서 즐기는 캠핑

와디 럼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캠프


트레킹 후 사막에서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캠프를 찾았는데요.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들어간 텐트에는 바람을 막을 천막만 있을 거란 상상과 달리, 간이 주방에 화장실, 침대까지 갖추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낙타를 타거나 암벽등반을 즐기는 대신, 저희 일행은 모두 약속이나 한 것처럼 캠프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와디 럼 사막 곳곳에는 수십 개의 이런 베두인 캠프가 있다고 하는데요. 일반 여행자를 위한 캠프 외에도, 실제 유목민들이 거주하거나 럭셔리 여행족들을 위한 고급 숙소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 캠프 근처에 있는 가장 높은 바위산에 올라 말없이 지는 해를 바라보는 것 역시 좋은데요. 강렬한 태양의 기운을 빨아들이는 것 같은 붉은 사막이 유난히 빛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이내 별빛 쏟아지는 사막의 밤. 캠프로 돌아오니 저녁 식사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식사를 하고 따뜻한 차를 마시며 듣는 가이드의 전통 악기 연주는 선선한 사막의 밤과 잘 어울렸습니다.




불편함도 잊게 한 사막의 밤과 강렬한 아침

잠자리에 들기 전, 전등도 없는 캠프에서 조금씩 물을 흘려가며 양치질을 하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는데요. 좀처럼 몸에 익지 않는 불편함에 기분이 상하려는 즈음, 갑자기 주변이 밝아지면서 하나둘 별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사막의 밤이 이렇게 아름다운 걸 잠시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죠.


다음 날 아침, 가이드가 준비해 준 식사와 함께 와디 럼의 아침이 시작됐습니다. 물이 안 나온다, 전기가 없다, 맥주가 생각난다며(요르단에서 술을 구하는 건 어려운 일) 투덜대던 것이 어제 같은데, 마지막 날의 아쉬움을 달래며 바위산에 올라 한참이나 일출을 지켜보았죠. 해가 높아지자 와디 럼의 붉은 모래가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고, 바위산 표면에 있는 무늬가 잠에서 깨어난 듯 꿈틀거렸습니다. 여러분도 기회가 되신다면 한동안 잊지 못할 와디 럼의 이 강렬한 기운을 느끼러 떠나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TIP. ‘와디 럼 사막 투어’ 체크리스트

・ 와디 럼은 개별적으로 여행할 수 없는 지역이므로, 반드시 가이드를 동반한 투어를 이용해야 합니다.
・ 보통 투어는 사륜구동 지프를 이용하는데, 차량 하나에 운전사 겸 가이드 1명을 포함한 최대 6명까지 탑승할 수 있습니다.
페트라나 아카바에서 당일 투어로 방문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사막 입구에 있는 마을에서도 여행사를 찾을 수 있습니다.
・ 사막 한가운데서 숙박해야 하므로, 여성 혼자이거나 여성 여행자들로만 이루어진 팀이라면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배낭여행자용 1박 2일 투어 비용은 1인당 35JOD(약 50USD, 2013년 7월 기준)로, 차량 및 운전사, 와디 럼 입장료, 세 끼 식사를 포함한 캠프장 이용 등이 모두 포함된 가격이었습니다. 일행이 많을수록 개인이 부담할 비용이 적어지고, 숙소 타입과 방문하는 곳의 수에 따라 달라집니다.
요르단 여행 정보 : http://bitna.net/1264 (암만, 사해, 와디 럼, 아카바, 페트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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