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스토리/칼럼노트
‘붉은 자본가’들의 정치참여 본격화와 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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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1. 19. 15:22
김태완|한국경제신문 북경특파원
중국 최고 갑부로 꼽히는 량원건(梁穩根) 산이(三一)그룹 회장이 차관급의 정부 요직에 임 명되고, 공산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으로도 선출될 예정이다. 개혁·개방 이후 꾸준히 세 력을 키워온‘붉은 자본가’들이 본격적으로 정계로 진출하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지난 2000 년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이 공산당이 자본가의 이익까지 대표한다고 선언한 이후 10여 년 만에 자본가들의 권력 참여가 이뤄지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부와 권력을 함께 가진‘정상(政商)’의 갑작스런 등장에 대해 중국에서도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 최고 갑부에서 핵심권력으로
중국 경제망은 최근 후난성 당위원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 정부가 최근 량 회장을 고위직에 임명하기 위한 인사조사를 거의 마쳤다고 보도했다.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으면 그가 정· 관계에 진출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탕시우궈(唐修國) 산이중공업 사장도 량 회장의 정계 진출 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량 회장에게 축하할 일이 생겼다. 당과 국가가 산이그룹에 큰 관심 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고 말해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량 회장은 최근 중국의 부자조사기관인 후룬(胡潤)이 발표한 중국 갑부 순위에서 1위를 차지 한 인물이다. 그의 재산은 700억 위안(12조 원)으로 추정됐다. 량 회장은 자신이 지분을 보유하 고 경영하고 있는 산이중공업이 10월에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될 예정이어서 보유재산은 훨씬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량 회장은 지난 1986년 약 6만 위안의 돈으로 회사를 창업해 산이중공업을 중국 내 최대 기계 업체로 키워냈다. 기업가로서 승승장구하면서도 이미 ’97년부터 전국인민대표회의 대표와 공산당 기구인 각급공상계연합회 부회장을 맡을 정도로 정 치에 관심을 보여왔다. 그는 2004년에 공산당에 입당했으 며 17대 전인대 대표이기도 하다. 한 관계자는“그가 거액 의 자산가답지 않게 소탈하고 공산당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전했다.
량 회장이 어떤 직책을 맡을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 지지 않았다. 그러나 남방일보는“량 회장이 실질적인 행 정을 책임지는 부부장급(차관급) 직책에 임명될 것”이라며 이는 민영기업가가 당과 정부의 고위직에 진출하는 첫 사 례라고 전했다. 일부 언론들은 창사(長沙)시 시장이나 후 난(湖南)성 부성장을 거론하고 있다. 그는 중국 공산당 중 앙위원회 후보위원으로도 선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 ‘붉은 자본가’들의 정치참여 본격화
량 회장의 정부 고위직 진출은‘민영기업가들의 정계 진 출에 물꼬를 튼 사건’으로 평가된다고 해방망이 보도했다. 중국에서 기업인이 정부 요직에 진출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리이중(李毅中) 중국석유화학(SINOPEC) 회장은 지난 2003년에 국무원산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당서 기로 승진했으며 이후 공업정보화부 부장(장관)을 맡기도 했다. 장루이민(張瑞敏) 하이얼 회장도 중국공산당 중앙위 원회 후보위원으로 선출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이들은 모 두 국영기업인이었다.
푸싱주(浦興祖) 푸단대학 교수는“민간기업인이 국가권 력의 핵심으로 발탁된다는 사실 자체가 중국에서의 민간 경제 발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당은 사회적 기반을 확대하고 민영기업은 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의미가 있다” 고 평가했다.
Q. 그래도 어떤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텐데…. A. 역시 노다 총리처럼 인기없는 정책도 처음부터 똑바로 말해야 한다. 예컨대 노다는 세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려면 물론 강한 리더십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에 더욱 필요한 것은 합의, 즉 컨센서스(Consensus)를 중시하는 리더십이다. 지금까지는 타협을 통한 문제해결 노력이 부족했다. 노다는 그런 리더십을 발휘해 어떻게든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동안 민주당의 총리는 세금도 올 리지 않고 재정을 건전하게 만들겠다고 주장했지만 그렇게 될 리가 없었다. 이제 일본 국민들도 충분히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 한 마디 로 현재 일본에는 미라클(Miracle, 기적)은 없다.
그러나 량 회장의 정계 진출에 대해“민영기업가의 정치 참여는 정치 민주화의 진일보”(이센룽(易憲容) 홍콩대학 경제금융학원 교수)라는‘긍정론’과 민영기업가의 정치적 능력은 관료보다 못할 것이라는‘부정론’이 팽팽하다고 남 방일보가 전했다.
중국에서 민영기업인들의 정치참여는 1993년으로 거슬 러 올라간다. 당시 공산당은 21명의 민영기업인을 처음으 로 전국정치협상회의 위원으로 선출했다. 이후 2000년에 장쩌민 주석이“공산당은 노동자·농민, 지식인뿐 아니라 자본가의 이익도 대표해야 한다”는‘3개 대표론’을 제시하 면서 기업인들의 정치참여가 활발해졌다. 2003년에는 전 국인민대표회의에 민영기업인 230명이 참여, 전체의 10% 를 차지할 정도였다.
신문만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최고부자 1,000명 중 154명이 전인대와 정협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부 자 상위 10명 중 절반인 5명이 정치적 활동을 하고 있어 부자일수록 정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중 왕젠린(王健林) 완다(万達)그룹 회장, 루즈창(廬志强) 판하이(泛海) 그룹 회장, 왕위숴(王玉鎖) 신아오(新奧)그룹 회장, 류한위 안(劉漢元) 퉁웨이(通威)그룹 회장 등 4명은 현직 정협 상 무위원이다. 또 량 회장을 비롯 왕젠린 회장, 션원룽(沈文榮) 샤강(沙鋼)그룹 회장, 리덩하이(李登海) 덩하이종예(登海種業) 대표 등 7명은 제17차 전국대표대회 당대표를 맡 고 있어 이들의 고위직 진출도 시간문제라는 평가다.
+ 권력과 부, 동시 소유 논란
최고의 부자가 고위 공직을 맡게 될 것으로 알려지자 중 국에서는 부와 권력을 동시에 가진 새로운 상류층의 등장 에 대해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반대파들은 그가 공평무사하게 업무를 처리하려면 마땅 히 재계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무평론가인 예탄(葉壇)은“량 회장이 공권력까지 갖게 되면 기존의 기업이익 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며“일을 공평하게 처리한다는 것 을 보증하려면 산이그룹의 주식을 보유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그가 자본가의 이익을 대변 하기 위해 공직에 나서는 만큼 기업가 신분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한다. 푸단대학의 푸싱주 교수는“그의 개 별적인 행위가 정부 전체의 기조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 다”며“그가 산이그룹의 주식까지 포기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량 회장이 기업가 신분을 버린다면 오히려 어떻게 자본가 계층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 했다.
한편, 이런 논란과는 별도로 량 회장이 실제 산이그룹을 떠날지, 만일 떠난다면 그가 보유한 주식과 직무를 누가 이 어받을지 등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회사법 과 공무원법 등에 따르면 국가공무원은 회사의 대표를 겸 임할 수 없다. 또 영리적 활동에 종사하거나 참여할 수도 없다. 따라서 량 회장은 공무원 신분이 되면 일단 산이그룹 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그가 회사를 떠난다면 그의 자리는 외아들인 량예중(梁冶中·26)이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량예중은 영 국의 워릭대학(The University of Warwick)을 졸업하고 지 난 2006년 산이중공업에 입사했다. 이후 주요 보직을 거쳐 현재 재무본부 부본부장을 맡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그가 너무 어리기 때문에 탕수이궈(唐修國) 산이중공업 사 장이 일단 경영권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측은 량 회장이 회사 지분은 그대로 보유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량 회장은 현재 산이중공업 지분 3.77%와 모 회사인 산이그룹 지분 58.24%를 갖고 있다.
김태완 (한국경제신문 북경특파원)
* 출처 : 월간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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