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스퀘어/요즘뜨는이야기

겨울 대관령 목장여행, 삼양목장과 양떼목장

FKI자유광장 2014. 12. 8. 17:39

혹시 겨울여행 좋아하세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여행을 대학생처럼 피 끓는 청춘이나 하는 것쯤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겨울에도 캠핑, 글램핑, 그리고 눈꽃 트래킹 등 야외활동 등의 인기가 높아졌죠.

 

옛날보다 도로망도 촘촘해지고 대중교통 또한 오밀조밀해졌으며, 더욱이 승용차 보급률이 100% 넘어서며 지금 대한민국에서 ‘오지’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오늘 함께 가볼 대관령도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오지나 다름없는 외딴곳이었는데요. 지금은 강원도에서 인기가 높은 여행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대관령 중에서 평창에 있는 삼양목장과 양떼목장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 있는 곳인데요. 눈이 소복이 내린 강원도 목장으로 여행을 떠나볼까요?

 

1. 폭설이 내리면 더 아름다워지는 삼양목장


먼저 가볼 곳은 강원도 평창 대관령에 있는 삼양목장입니다. 이곳은 동양에서 가장 큰 2천만 평방미터의 규모를 자랑하는데요. 길이가 약 8km에 이르고, 폭이 3km가 넘는 대규모 목장입니다. 입구가 해발 850미터이고, 정상은 1,400미터가 넘는 고지대에 위치한 초지목장입니다. 보통 관광객은 이곳에 풀이 가득 돋아 난 봄이나 여름에 와서 소들이 한가로이 풀 뜯는 모습을 구경하지만, 겨울 동안에는 내내 폭설이 내려 하얀 눈으로 뒤덮인 아름다운 눈 세상이 연출되는 곳이라 개인적으론 겨울에 가는 것을 더 추천하는 곳이에요. 참고로 2천만 평방미터의 목장은 여의도의 7.5배가 넘는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그럼, 들어가 볼까요?

 


목장 입구에는 건초가 잔뜩 쌓여있습니다. 이곳이 바로 주차장이에요. 이곳부터 동해전망대 정상까지는 약 4.5km 정도인데요. 다른 계절은 셔틀버스가 자주 다니지만 한겨울 눈이 내리면 길이 얼어붙어 안전상의 문제로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정상까지 가려면 승용차를 가지고 올라가거나 아니면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데요. 제설작업을 잘 해두기 때문에 차를 가지고 가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또 풍경이 기막히기 때문에 4.5km에 걸친 거리를 걸어 올라가는 것도 좋습니다. 만약 차를 가져오지 않았는데, 걸어 올라가기 부담스러운 분들은 입구에서 정상으로 올라가는 승용차가 종종 있으니 얻어 타고 올라가시는 것도 좋아요.

 

그런데 눈이 내린 삼양목장에서 승용차를 가지고 정상까지 갈 때는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절대 중간에 차를 세우지 말아야 한다는 것! 올라가다 보면 멋진 풍경으로 차를 세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아무리 제설을 했다고 해도 바닥이 얼어 있기 때문에 세웠다간 바퀴가 헛돌아 다시 못 올라갈 수가 있어요. 게다가 내려오는 차와 비켜가는 차 때문에 빙판길 사고의 위험이 크니 항상 주의하세요!

 


그렇게 중간 과정은 생략하고 곧바로 해발 1,140미터에 있는 동해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중간에 있는 곳은 내려가면서 잠시 정차해 구경할 안전한 곳입니다. 대관령에 있는 숙소에서 아침에 일어나면 영하 27도던데, 여기 올라오니 바람이 생각보다 많이 안 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춥진 않네요. 그래도 영하 20도 이하는 되는 것 같으니 내복을 비롯한 따뜻한 방한 옷은 필수랍니다.

 


정상 주변으로 올라가니 대관령의 트레이드마크 풍력발전기가 무서운 소리를 내며 슝슝 돌아가고 있네요. 정상 주변으로는 풍력발전기가 총 53대가 설치되어 있는데요. 이곳에서 만들어진 전기는 강릉 인구의 60%인 5만 가구 이상에 공급됩니다.

 


목장 정상에 올라서 주변을 빙 둘러봅니다. 이곳에서 보이는 거라곤 백두대간의 산줄기밖에 없군요. 초광각 렌즈를 가진 사람의 눈으로 바라보면 코가 시큰할 정도로 감동적인 풍경이 펼쳐지는데요. 제가 간 날엔 공교롭게도 폭설이 내려 약간 불편하긴 했지만, 이날 본 풍경은 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다고 말해도 절대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뭉클한 감동이 여러분에게도 전해졌으면 좋겠네요.

 


눈이 얼마나 많이 왔는지, 길 양쪽으로 4~5m가량의 눈이 치워져 있습니다. 따뜻한 계절에 이곳은 사람으로 붐비는데, 추운 겨울에는 한적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없는 곳에서 이곳의 참된 멋을 비로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어디를 둘러봐도 눈밖에 보이질 않아 눈이 많이 부시긴 했습니다. 풍경이 멋져서 눈이 시린 건지 아무튼, 이곳을 찾는 분들은 꼭! 선글라스를 준비해 가셔야 또렷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을 거예요. 눈이 아주 부셔요!

 


이렇게 숨 막히는 아름다운 광경을 대관령 정상이 아니면 어디서 맛볼 수 있을까요? 그것도 자동차로 훌쩍 올라와서 차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풍경이 이렇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마치 지구에 나만 남은 것처럼, 이곳이 오롯이 나의 것인 듯한 기분에 마냥 행복합니다.

 


누구도 밟지 않은 눈밭은 영하 20도의 강추위에 얼어 부서지고 있군요. 만약 입구부터 4.5km를 걸어 올라간다면 허벅지까지 푹푹 빠지는 이런 눈밭을 걸어보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대부분은 꽁꽁 얼어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온통 눈밖에 보이지 않는 눈 세상, 정말 멋지죠?

 


허리까지 오는 나무 담장은 폭설로 인해 머리만 삐죽 내밀고 자신의 존재를 알립니다. 벤치에 앉아 숙소에서 싸왔던 커피를 한잔 하니 삼양목장이 온전히 제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눈을 어디로 돌려도, 액자에 걸어두고픈 손색없는 작품처럼 보이네요.

 


이 나무는 어디선가 본 것 같네요. 드라마 <가을동화>, <연애소설>, 그리고 <베토벤 바이러스>에 나왔던 그 나무입니다. 나무 주변으로는 벤치가 빙 둘러쳐 있는데 지금은 폭설로 벤치가 눈에 묻혔습니다. 내린 눈마저 얼어서 발이 푹푹 들어가진 않지만, 가끔 허벅지까지 빠지는 재미있는 경험을 하시게 될 거에요. 힘들지 않습니다. 즐겁기만 하답니다.

 


정상에서 아래로 조금 내려오면 타조와 양을 키우는 작은 농장이 있습니다. 방목하다 추워져 축사에서 키우나 본데요. 울타리 주변으로 동물에게 줄 먹이를 조금씩 놔뒀습니다. 누구나 먹이주기 체험을 할 수 있어요. 얘네들은 사람이 오면 먹이를 준다는 걸 아는지 멀리 있어도, 훠이~ 라고 부르면 쪼르르 달려옵니다.

 

원래 삼양목장은 소를 주로 키우는 목장이지만 소는 겨울에 아주 취약한 동물이에요. 시골에서도 겨울엔 소 우리가 춥지 않도록 단단히 난방하죠. 특히 송아지에겐 겨울이 아주 위험하답니다. 그래서 겨울에는 소를 볼 수는 없고 양과 타조 등만 볼 수 있습니다. 겨울에 이곳은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입장료의 가치는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용요금 : 대인 8,000원, 소인 6,000원(만3세~고등학생)
+ 이용시간 : 11월~1월까지는 오전 8시 30분 ~오후 4시까지, 2월 ~10월까지는 4시 30분까지
+ 주소 :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2리 산 1-107번지
+ 전화 : 033-335-5044~5

 

※대중교통 이용시 횡계시외버스 터미널에서 택시를 이용해야 합니다. 터미널부터 목장까지는 7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걸어서는 1시간 30분이 걸리고, 택시를 이용하면 요금이 13,000원이 나옵니다.

 

2. 국내 유일의 양 목장 양떼목장


이번에는 삼양목장에서 차로 약 10km 정도 떨어져 있는 양떼목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직선거리로는 5km 정도 떨어진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죠. 이곳은 국내에선 유일한 20만 평방미터의 양 전용(?) 목장인데요. 목장의 높이가 삼양목장에 비해 약간 낮은 해발 850미터~900미터 정도의 완만한 구릉에 있습니다. 원래 이곳은 1988년에 풍전목장이란 이름으로 문을 열었는데, 2000년부터 ‘대관령 양떼목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체험목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양떼목장은 삼양목장과는 달리 승용차를 몰고 들어갈 수 없어요.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대관령 휴게소에 가지고 온 차를 세워두고 걸어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총 둘레가 1.2km밖에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목장이기 때문에 걸어가더라도 40분 정도면 모두 둘러볼 수 있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목장을 한 바퀴 둘러본 다음 양들에게 건초주기 체험도 할 수 있는데요. 아이들에게도 어른에게도 두루두루 즐거운 체험이니 꼭 해보세요. 입장료에 건초값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4월에서 6월까지 봄에는 양의 털을 깎는 재미있는 구경거리도 있답니다.

 


양떼목장이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완만한 구릉지로 되어 있는 데다 걷는 거리가 1시간도 채 안 걸리게 짧고, 따뜻한 곳에서 양들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체험을 할 수 있어 아이들과 다리가 불편한 분들도 즐길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렇다고 풍경이 아름답지 않은 건 아니에요. 눈 덮인 목책 길을 따라 아름다운 풍경이 좌르르 펼쳐져 있답니다. 특히 눈이 온 날 기막힙니다.

 


눈이 많이 내린 날엔 온통 눈으로 뒤 덥혀 좀 더 드라마틱한 풍경이 연출될 텐데, 생각보다 이곳은 눈이 많이 내리진 않았네요. 그래도 걷기엔 더없이 편안해 괜찮습니다. 사진 왼편에 보이는 오두막은 특별한 용도가 있는 건 아닙니다. 여긴 양을 키우기 위한 곳이 아니라 관광객을 받기 위한 관광목장이기 때문에 그냥 멋진 풍경을 위한 오두막입니다. 하지만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엔 잠시 바람 피하기에 적당한 곳이기도 하죠.

 


이것과 비슷한 사진들 많이 보셨을 거에요. 눈 내린 겨울에 이곳에 오신 분들은 다들 이런 사진을 담곤 하니까요. 날씨가 맑은 날엔 이런 풍경으로 보이지만, 눈보라가 흩날리는 날에는 아주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은 비현실적인 멋진 풍경이 연출됩니다. 사진이 목적이라면 눈 오는 날로 맞춰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제가 걸어온 목책길이 그림 같네요. 참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바람이 정말 많이 붑니다. 사진 속은 매우 고요해 보이지만 카메라를 들고 있는 저는 귀와 코가 떨어져 나가려고 하네요. 어딜 가든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이곳에는 마스크와 귀마개를 꼭 준비해야겠어요.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양 먹이만 주고 있고 정상까진 아무도 안 올라오더라고요. 1km 남짓한 짧은 코스기 때문에 오셨다면 꼭 보셔야 할 아름다운 풍경이에요.

 


바람이 얼마나 불어대는지 이 한 장의 사진으로 설명할 수 있겠군요. 나무들이 모두 좌향좌하고 있네요. 삼양목장은 오늘 영하 20도 이하였지만, 이곳은 지금 영하 10도도 채 안 되는 기온이지만 체감으론 여기가 훨씬 더 춥게 느껴집니다. 정상 부근은 정말 바람이 어마어마하게 불어 대네요. 옷 단단히 입고 마스크나 귀마개 같은 것들 꼭 챙겨 가세요.

 


목장을 한 바퀴 휙~ 둘러보셨다면 이제 양떼목장의 가장 재미있는 코스인 양 먹이주기 체험을 해봐야겠죠! 이곳의 입장료는 별도로 없지만 건초(양먹이) 가격을 별도로 받아요. 가격은 4천 원인데, 입구에서 산 표를 보여주면 건초 한 바구니를 내어 줍니다.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내밀며 먹이를 달라고 떼쓰는 양들이 참 귀엽네요.

 


양들이 배가 고팠는지 먹이 바구니를 들고 가면 계속 먹이를 달라고 고개를 내밉니다. 먹이주기 체험은 아이들이 정말 즐거워하던데요. 양이 워낙 순한 동물이라 사람을 물거나 해코지하지 않으니 안심하고 즐길 수 있습니다. 간혹 큰 양들 사이에 새끼 양이 있는데, 어찌나 귀엽고 깜찍한지 모릅니다. 밥을 먹을 만큼 먹은 애들은 한쪽에서 몸을 동그랗게 말고 햇빛을 받으며 졸고 있는 모습이 참 귀엽습니다. 양떼목장은 양들을 냄새 안 나도록 깨끗하게 관리를 잘하는 것 같더군요. 냄새에 민감한 저도 별 탈 없이 먹이를 줬으니 말입니다.

 

+ 건초(양먹이) 가격 : 대인 4,000원, 소인(6세~고등학생) 3,500원
+이용시간 :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5월~8월까지는 오후 6시까지)
+ 주소 :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3리 14-104
+ 전화 : 033-335-1966

 

※횡계시외버스터미널에서 목장까지 셔틀버스는 10:30, 11:40, 14:00 3회 운행. (요금은 1,100원)
※택시이용 시 요금은 약 7,000원가량 나옵니다.

 

마치며…

 

집 안에 있어도 추운 겨울에 어디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기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주말 오랜만에 먼지 앉은 운동화를 툭툭 털고 더러워진 자동차를 닦은 뒤,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과 강원도 평창의 대관령 목장으로 떠나보세요. 만약 그곳에서 펑펑 눈 내리는 광경을 본다면 평생 잊을 수 없는, 코가 시큰할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 여러분의 추억에 남게 될 거에요. 이 글을 보셨다면 이번 주 바로 떠나보세요. 그래야 연봉이 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