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마주하는 곳에서 만난 천국의 섬, 갈라파고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단골처럼 등장하는 곳이기도 하고 죽기 전에 가보아야 할 여행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제도. 특히 우리나라에서 보면 지구 반대편에 위치하는 곳이기에 가기 힘들기도 하고 그만큼 더욱 꿈의 여행지가 된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 그런 갈라파고스 제도에 다녀올 수 있는 일생일대의 행운이 저에게 찾아왔습니다. 꿈만 같았던 4박 5일간의 갈라파고스 여행. 그 안에서 볼 수 있었던 대자연의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오늘은 갈라파고스 제도의 모습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평소에 갈라파고스로의 여행을 꿈꾸셨던 분이나 계획하셨던 분들은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 동물들의 천국, 갈라파고스 제도
갈라파고스 제도는 에콰도르에서 서쪽으로 약 1,00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으며 19개의 섬과 100여 개가 넘는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모든 섬들이 화산 분출로 만들어진 화산섬이다 보니 분화구와 거친 절벽, 용암 퇴적물이 쌓여 만들어진 암초와 용암동굴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고요. 19개의 섬 중에서도 사람이 살 수 있는 섬은 5개 (산 크리스토발, 산타크루스, 이사벨라, 플로레아나, 발트라)에 불과하며 2013년 기준 약 2만 5천여 명의 인구가 갈라파고스에 살고 있습니다.
- 용암분출로 만들어진 화산섬이다 보니, 곳곳에서 분화구의 흔적을 볼 수 있다 -
제도 내의 섬들은 생성된 연도도 모두 다르기에 각기 다른 환경을 만들어냈으며 아무것도 없었던 황량하고도 척박한 화산섬에 어떻게 지금과 같은 수많은 동식물들이 자리를 잡고 자신만의 고유한 종으로 진화할 수 있었는지 정확한 답을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갈라파고스 제도의 섬 주변으로 흐르는 크롬웰 해류와 훔볼트 해류, 파나마 해류와 적도 해류 등의 4개 한류와 난류는 바다 생물들에게 최고의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수많은 조류와 거북, 이구아나, 바다사자, 여기에 갈라파고스에서만 볼 수 있는 펭귄까지 모든 생물에게 풍족한 먹이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 지구 상에 살아있는 거북류 중 가장 크고 가장 오래 산다는 갈라파고스 땅거북 -
- 바다사자와 함께 이구아나는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
(이구아나는 육지에 서식하는 육지이구아나와 바닷가 근처에 서식하는 바다이구아나로 나뉘는데
위 사진처럼 짙은 색을 띠는 이구아나는 바다이구아나)
- 주로 해안가 절벽이나 암석 등지에서 서식하는 붉은눈갈매기 -
- 유일하게 갈라파고스에서만 볼 수 있는 열대 펭귄, 갈라파고스 펭귄 –
(갈라파고스에서 펭귄을 볼 수 있는 것은 차가운 훔볼트 해류 덕분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그 긴 세월 동안 갈라파고스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하며 동물들의 천국으로 군림해 왔습니다. 하지만 1535년 토마스 데 벨랑가 수도사가 이 섬을 발견한 이래 많은 사람이 찾아가면서, 그들이 함께 데려간 가축들로 인해 생태계 훼손과 무자비한 남획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결국 여러 종이 멸종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잘못을 깨닫고 1934년 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으며 지금은 환경보존에 힘쓰고 있습니다. 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있는 천혜의 아름다운 섬이지요. 매년 20만 명에 가까운 관광객들이 찾는 꿈의 여행지이기도 하고요 : )
>> 갈라파고스 제도에 가려면…?
갈라파고스를 여행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배를 타고 갈라파고스 제도를 돌며 여행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섬 (주로 산타크루스 섬, 산 크리스토발 섬, 이사벨라 섬)에 머물며 트래킹, 데이투어, 크루즈 투어 등을 병행하는 방법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여행비용이 적게 드는 후자의 방법을 통해 갈라파고스를 여행했고요. 때문에 여러 섬을 돌아볼 수는 없었지만 산타크루스 섬과 이사벨라 섬의 마을을 둘러볼 기회가 되었지요.
- 산타크루스 섬의 푸에르토 아요라 -
- 푸에르토 아요라는 작지만 매우 소박하고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
갈라파고스 제도로 들어가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비행기를 타는 것인데, 에콰도르의 수도인 키토나 에콰도르 최대의 도시인 과야킬에서 출발하게 됩니다.
갈라파고스 제도 내의 공항은 발트라 섬과 산 크리스토발 섬 두 곳인데 대부분 발트라 섬으로 많이 방문하며 저의 경우도 그랬습니다. 사막처럼 황량한 모래밭 위에 덩그러니 지어져 있는 발트라 섬의 시모어공항. 그곳에서 저의 갈라파고스 여행은 시작되었습니다.
- 갈라파고스 발트라 섬의 시모어 공항 -
갈라파고스 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출발하는 공항에서 10달러짜리 입국카드를 구입한 후 검역검사를 받아야 하며 갈라파고스에 도착하면 필수로 국립공원 입장료 100불을 내야 합니다.
갈라파고스는 보호구역이다 보니 지켜야 할 규칙도 상당히 많은데요. 간단하게 정리해보았습니다.
>> 갈라파고스에서 지켜야 할 규칙
* 갈라파고스에 방문하는 모든 여행객은 반드시 갈라파고스 국립공원에서 공인하는 가이드와 동반해야 합니다.
* 갈라파고스 제도 내의 야생동물과 적어도 2m 이상의 거리를 두어야 하며 만지거나 먹이를 주는 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
* 야영은 오직 허락된 장소에서만 가능하며 반드시 사전에 갈라파고스 국립공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 갈라파고스 제도 내의 환경은 세계에서 유일한 것이기에 바위나 나무 등에 낙서를 해서도 안 되며 쓰레기나 오염물질 등을 버리는 행위도 절대 허용되지 않습니다.
* 낚시 역시 국립공원에서 허가한 선박이 아니면 불가하며 흡연과 캠프파이어도 금지되어 있습니다.
* 제트스키나 잠수함, 모터보트, 행글라이더 등의 레포츠 활동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 섬 안으로 어떤 생물체 (애완동물, 식물, 곤충 등등)도 반입해서는 안 되며 어떤 음식물도 가지고 들어가거나 가지고 나올 수 없습니다.
* 산호나 조개껍데기, 바다사자 이빨, 거북이 등껍질, 화산석, 갈라파고스 고유종 나무 등으로 만든 기념품은 절대 반출할 수 없으니 구입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 관광지역에서는 정해진 길로만 다녀야 하는데, 자세히 보면 나무 기둥 같은 표식이 있으니 그 표식을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만 이동할 수 있습니다.
* 조금이라도 이상한 것을 발견한다면 어떤 것이든 국립공원 관리자나 경찰에게 즉각 알려주어야 합니다.
수많은 여행객들이 다녀가면서도 지금처럼 자연환경이 그대로 보존되며 야생동물들도 그 고유의 야생성을 그대로 간직한 데에는 위의 규칙들이 잘 지켜졌기 때문일 텐데요.
저 역시 갈라파고스 제도에 머무는 동안 환경보호 의식을 가지고 적극 동참하고 왔습니다^^
- 섬 내에서의 규칙이 까다롭게 지켜졌기에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할 수 있지 않았을까 -
발트라 섬의 시모어 공항에 도착하면 산타크루스 섬으로 이동하기 위한 선착장 (Canal Itabaca)까지 무료셔틀버스를 타고 약 10분 정도 이동해야 하며 그곳에서 다시 배를 타고 5분이면 산타크루스 섬에 도착할 수 있지요.
갈라파고스 제도에서의 관광은 대부분 산타 크루스 섬과 남플라사 섬, 가장 큰 이사벨라 섬, 공항이 있는 산 크리스토발 섬, 페르난디나 섬, 산타페 섬 등지에서 이루어지며 용암퇴적물이 만들어낸 가파른 절벽,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에메랄드 빛 바다,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수많은 종류의 새들, 사람보다 키가 큰 선인장과 다양하고 특이한 식생이 만들어내는 절경을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어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 와있는 듯한 착각도 드는 곳입니다 ^^;
- 환상적인 경관을 볼 수 있는 갈라파고스 제도의 남플라사 섬 -
- 가파른 절벽과 하얀 파도가 부서지는 절경은 벅찬 감동을 느끼게 한다 -
갈라파고스 제도의 또 다른 매력은 바닷속에도 있습니다. 곳곳에 스노클링이나 스쿠버 다이빙을 할 수 있는 지역이 많은데요.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만타가오리, 매가오리, 바다 이구아나, 깃대돔, 갈라파고스 상어, 바다사자, 바다거북, 갈라파고스 펭귄, 귀상어 등을 흔하게 볼 수 있어 더욱 특별한 곳이지요.
하다못해 바다사자는 바닷가에서뿐만 아니라 마치 애완동물처럼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에도, 집 앞 계단에서도, 빈 선박 안에서도 잠들어 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그래도 절대 만지거나 먹이를 주어서는 안 되는 것 아시죠?)
바다거북, 바다사자, 상어와 함께 헤엄칠 수 있는 갈라파고스 제도. 이곳에 가시면 다른 것은 몰라도 스노클링/스쿠버 다이빙은 꼭 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네요 : )
- 신비로운 바닷속 체험을 할 수 있기에 갈라파고스에서의 스노클링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코스 -
-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동물들 덕에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 -
이 밖에도 정말 아름답고 신비로운 곳이 많아 하나하나 다 소개해드리고 싶지만 4박5일간의 일정을 하나의 글로 요약하기가 쉽지 않네요.
일생에 꼭 한번은 가봐야 하는 곳이니만큼, 여러분들도 기회가 된다면 절대 주저하지 마시고 다녀오시기를 적극 추천해드리고요. 4~5월과 9~10월이 비교적 한산한 비성수기에 속하니 이때를 공략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단 9월~10월 즈음은 바닷물이 많이 찰 수 있으니 반드시 드라이 수트나 웨트수트를 입어주는 것이 좋겠네요)
- 영화 같은 장면도 이곳에서는 일상이 된다 -
- 필시 이곳은 동식물들에게만 천국의 섬은 아닐 것이다 -
꿈만 같았던 갈라파고스 제도로의 여행. 비록 상당히 오랜 시간 비행을 해야 하고 비용적인 면에서도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망설임 없이 갈 수 있을 정도로 멋진 곳이었습니다^^
여러분들도 2014년 한 해 계획에 그동안 가보고 싶었던 곳으로의 여행을 추가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