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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그리고 프로덕트 레드(Product (RED))

FKI자유광장 2013. 12. 5. 10:00

크리스마스, 그리고 프로덕트 레드(Product (RED))

<레드 맥프로>

 

지난 11월 23일, 뉴욕 소더비 경매장에서는 색다른 제품이 경매에 올려졌습니다. 애플에서 내놓은 빨간색 맥 프로입니다. 언뜻 보기에 평범한 컴퓨터가 경매에 올랐고, 그 제품은 경매를 통해 무려 977,000달러에 낙찰되었습니다. 한화로 10억 3천만 원이 넘는 가격입니다. 이 제품은 일반적인 맥 프로와 스펙이 같습니다. 다른 것은 오직 하나. 제품의 외관이 검은색이 아니라 빨간색이라는 것뿐입니다. 어째서 빨간색이라는 이유만으로 10억이 넘는 가격에 거래된 것일까요? 사실 이 제품은 “프로덕트 레드” 캠페인을 위해 전 세계에서 오직 단 하나만 디자인된 제품입니다. 즉, 유일한 빨간색 맥 프로라는 얘기죠.

 

프로덕트 레드(PRODUCT (RED)) 캠페인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겠습니다. 영국의 록그룹 U2의 리더 보노와 DATA 재단의 바비 쉬라이버는 특별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냅니다. 아프리카의 말라리아와 에이즈를 퇴치하기 위한 제품에 관한 아이디어입니다. 일반 제품에 빨간색 버전을 만들고 거기에 PRODUCT (RED)라는 캠페인 로고의 사용을 허락하는 대신 일정 수익금을 기부받는 형식입니다. 우선 애플이 이 캠페인에 뛰어들었고, 뒤를 이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갭, 컨버스, 모토로라 등 세계적 기업들이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소비자는 자선바자회에서 필요없는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일반 제품과 같은 기능의 빨간색 제품만 사면 됩니다. 필요한 것을 사면서 색깔만 양보하면 되므로 만족도가 높습니다. 제조사 또한 물건도 팔고 기부도 할 수 있으니 모두에게 행복한 제안입니다. 이 프로덕트 레드 캠페인은 2006년 시작된 이후로 작년까지 약 2,150억 원을 모금했습니다. 특히 놀라운 것은 구두쇠로 유명하고 기부 안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애플까지도 7년간 560억을 기부하게 만들었습니다. 정말 놀라운 캠페인입니다.

사실 프로덕트 레드 캠페인은 적극적인 기부활동이 아니라 제품을 판매하는 또 다른 마켓팅 수단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제품에 스토리도 만들고, 기부하는 사람도 만족도를 높이는 세련된 기부문화라는 데에서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전자제품들.

 

짠돌이로 유명했던 스티브 잡스 사후에 애플은 프로덕트 레드 캠페인에 좀 더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5,000만 달러를 한 번에 기부하면서 체면치레를 했고, 애플의 부사장인 조너선 아이브를 주축으로 전 세계에서 유일한 제품이라는 콘셉트로 소더비 경매에 몇 개의 스페셜 버전을 출품했습니다. 낙찰가는 정말 놀라울 정도입니다.

 

<아이폰용 로즈 골드 이어팟>


 

먼저 설명한 맥 프로는 977,000달러에 팔렸는데,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신제품 컴퓨터로 기록에 남게 됐습니다. 또한 아이폰용 이어팟도 경매에 내놨습니다. 골드 버전 아이폰5S에 맞출 수 있도록 18K 골드 도금된 이어팟인데 이 역시 전 세계 유일한 제품입니다. 낙찰가는 461,000달러(한화 약 4억 9천만 원)입니다. 아마도 이 이어폰 역시 가장 비싼 가격으로 팔린 이어폰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이어폰은 빨간색이 아니라고요? 사실 이 이어폰 색깔의 공식명칭은 “골드 로즈”입니다. 빨간색과 조금 연관이 있는 색이죠.  

<라이카 디지털카메라>

 
마지막으로 라이카의 카메라를 조너선 아이브가 특별히 디자인한 라이카 M for (RED)는 1,805,000달러에 낙찰됐습니다. 한화로 약 19억 원의 가격입니다. 이 역시 카메라 역사상 가장 비싸게 팔린 신제품 카메라입니다. (골동품은 더 비싸게 거래된 적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빨간색 선물들

 

물론 우리 같은 일반인들은 저렇게 비싼 한정판 제품을 사기는 힘듭니다. 대신 일반인도 쉽게 살 수 있는 프로덕트 레드 제품을 몇 개 소개할까 합니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프로덕트 레드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따뜻한 마음을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요? 사실 해외에는 더 다양하고 많은 프로덕트 레드 제품이 나와 있지만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입니다.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프로덕트 레드 제품은 크게 세 가지 정도입니다. 좀 더 많은 회사들이 이 캠페인에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빨간색은 겨울과 잘 어울리는 색이잖아요?

 

<애플 아이팟 시리즈>

 

 


아이팟 터치, 아이팟 나노, 아이팟 셔플의 빨간색 버전은 모두 프로덕트 레드 캠페인에 참여한 제품들입니다. 단, 프로덕트 레드 버전은 애플 스토어에서만 판매하고 일반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구할 수 없습니다. 가격은 64,000원부터 549,000원까지입니다.

 

<아이패드 미니 케이스>

 


아이패드 미니용 가죽 케이스도 프로덕트 레드 캠페인에 참여했습니다. 애플스토어에서 빨간색 케이스를 고르면 됩니다. 가격은 95,000원.

 

<비츠 바이 드레 Beats by Dre (PRODUCT)RED Solo>

 


드레 헤드폰에서 SOLO모델 중에 빨간색 모델을 사면 됩니다. 미국 가격은 199$ 정도이며 한국에서는 29만 원 대에 팔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