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까지 번진 디스전, 옆집 불구경할 때가 아닌데…
얼마 전 국내 자동차 업체의 한 차종이 제조사의 결함 또는 불량으로 차량 내부에 물이 차는 곤혹을 치렀습니다. 이 곤혹으로 인해서 고유의 모델명보다 결함으로 붙여진 ‘별명’이 더 유명해지기도 했습니다.
(출처:뉴스와이 캡쳐)
하지만 곤혹 이전에 이 차는 국내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기다린 만큼 높은 기술력과 성능은 곧 판매량으로 이어져 공공도로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차량으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 메이커가 좋은 인상으로 남기 위해서는 결함과 불량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달렸습니다. 문제 해결에 대한 노력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사와 실천이 중요합니다. 기업 또는 브랜드가 문제에 대한 대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기업과 브랜드 특히, 자동차 메이커의 이미지가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사진출처:르노삼성자동차 광고 - 자신만만 프로젝트 후회별곡편 캡쳐)
경쟁 업체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안타깝게 바라보면서도 (그저 옆집 불구경하는 수준으로 볼 수 없는 현실이기에…) 이를 자사의 마케팅, 홍보를 위한 소스로 사용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음악계에 휘몰아친 ‘디스전’이 자동차 산업에도 불어 닥친 것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자동차 메이커의 디스전은 재미와 위트, 재치로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동일한 시장을 공유하고 있는 기업(브랜드)의 디스전은 마치 여의도의 핫플레이스를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합니다.
마켓쉐어에서 국내 자동차 메이커가 차지하는 비중은 기하학적으로 높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한국처럼 국내 기업의 메이커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하지만 최근 젊은 층에서부터 국산차 보다는 수입차를 선호하는 것은 물론, 판매로 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국내 메이커간의 디스전을 바라보는 필자의 입장은 그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출처:뉴스원)
수입차의 비중이 10%를 넘어섰고 지속적인 점유율 성장세가 예고되는 현실에서 자동차 전문 설문 기업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 조사 대상의 32%가 ‘다음 차로 수입차를 고려 중’이라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특히나 중대형 수입차에서부터 소형, 컴팩트 모델까지 수입 메이커의 라인업이 확장되고 국내 메이커와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자동차 메이커간의 디스전은 가뜩이나 높아지고 있는 수입차의 선호도와 비중에 기름을 붓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물론 수입차를 배제하고 국산차를 선호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가격이면 더 좋은 품질과 경쟁력을 가진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고 시장 논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수입차의 사후 A/S에 대한 지원과 대처, 서비스 네트워크에서 소비자를 ‘봉’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수입 메이커의 태도가 변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이는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이 되면 언제든지 철수할 수 있는 수입차 고유의 환경적 특성과 자동차 문화라는 허울 뒤에 가려진 안일한 비즈니스 마인드를 키워주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한국경제)
국내 메이커가 일부 애국심을 통해서 점유율과 인기, 판매라는 달콤한 열매를 먹었다면 앞으로의 열매는 10개가 열릴지 2개가 열릴지 알 수 없습니다.
최근 사회라는 전쟁터에 발을 들여 놓기 시작하는 20대의 운전면허 취득 숫자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입차 선호도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마켓쉐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져 가는데….
국내 메이커의 디스전은 이를 바라보고 있는 수입 메이커에게 은은한 미소를 짓게 하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품질과 경쟁력으로 경쟁하는 선의의 경쟁이 아닌 경쟁자의 잘못을 마치 좋은 먹잇감으로 이용하는 모습은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없습니다.
(출처:세계일보)
자동차 산업까지 번진 디스전을 대신해 글로벌 시장에서 자사의 브랜드와 기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국내 마켓 쉐어의 점유율을 위해 서로를 손가락질하기 보다는 선의의 경쟁자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함께 인정받아야 합니다. 품질과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노력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야 국내 브랜드가 선호도가 높아지는 수입차와의 경쟁에서 이기고 국내 자동차 점유율을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래야 국내 자동차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당당히 그만큼의 가격을 지급한 당신에게 만족을 선사하는 자동차 메이커가 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