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스토리/칼럼노트
속도 빨라진 위안화 국제화,중국경제 자신감 표출
FKI자유광장
2011. 11. 18. 16:26
김태완
중국 이 위안화 국제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위안화의 해외 발행과 해외 위안화의 본토 투자 허용, 그리고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 강화 등 각종 조치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사실 위안화 국제화에 관한한‘신중모드’였다. 외환시장이 취약한 중국이 급진 적으로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할 경우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래서 위안화를 이용한 결제, 투자, 채권발행, 환율변동 등 모든 분야에서 단계적 국제화가 추진돼 왔 다. 물론 새로운 지침이 발표되어도 실제 실행은 6개월~1년 후에나 이뤄졌다.
그러나 최근 이런 흐름은 완전히 바뀌었다. 차기 총리로 유력한 리커창(李克强) 부총리가 위 안화 국제화의 전면에 나서면서부터다. 그가 발표한 각종 조치는 1개월도 채 안 돼 무더기로 실 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달러의 위기를 위안화 국제화의 계기로 삼겠다는 중국의 강한 의지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속도 빨라진 위안화 국제화
리커창 부총리는 8월 중순 홍콩을 방문한 자리에서 홍콩을 해외 위안화의 거점으로 발전시 키겠다는 공약을 대거 발표했다. 그러나 방점은‘홍콩의 발전’이 아니라‘위안화 국제화’였다.
그가 발표한 위안화 국제화의 주요 내용을 보면 중국 본토 기업이 홍콩에서 위안화 표시 채 권(딤섬 본드)을 발행하고, 위안화를 가진 투자자들이 중국 본토에서 공장설립과 인수합병 등 직접투자를 할 수 있으며, 위안화를 보유한 기관투자가들에게 본토 증시 투자를 허용하는‘위 안화 적격 외국기관투자가제도(RQFII)를 도입하고, 중국 본토 투자자들에게 홍콩증시와 연계 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허용하는 것 등이다. 대부분 위안화의 국제적 사용을 촉진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조치여서 위안화 국제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런 조치들은 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논의돼 왔지만 실 행은 먼 훗날의 일로 여겨졌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리 부 총리의 발표 내용을 빠르면 9월부터 시작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최고 위급 인사인 리커창이 본토와 홍콩의 관련 부처들에게 신속 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와는 별도로 중국 정부는 8월 24일 위안화의 무역결제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조치를 내렸다. 중국은 2009년 7 월 위안화 무역결제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하면서 적용지역 을 상하이, 광저우, 선전, 주하이, 둥관 등 연안지역의 금융 산업단지로 제한했다가 지난해 6월부터 20개 성시로 확대 했었다. 다시 1년여 만에 무역결제에서 위안화 사용제한을 완전히 철폐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기업들도 중국기업 과의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인민 은행은“이번 조치는 올해부터 시작된‘12차 5개년 계획’에 서 제시한 해외 위안화 사용 확대방안에 따른 것”이라며 “기업들의 무역과 투자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안화 무역결제는 아직 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가파른 증가 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위안화 무역결제 금 액은 9,575억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3배 늘었다.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도 추진
최근 중국은 프랑스와 위안화의 SDR(특별인출권) 바스켓 편입을 공동으로 추진키로 합의했다. 양국의 주요 인사들 이 공동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위안화의 SDR 편입방 안을 마련한 후 오는 11월 칸느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G20) 회의에서 의제로 공식 제안하겠다는 것이다. 태스크 포스팀은 양국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등 거물급 인사 들로 구성된다.
IMF는 지난해 11월 열린 정기총회에서 SDR에 새로운 통 화를 추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SDR의 바스켓조정에 대한 검토작업은 5년에 한 번씩 이뤄지기 때문에 위안화의 SDR 편입은 2015년에나 가능하다. 그런데도 중국이 이번 G20회 의에서 위안화의 SDR 편입을 다시 공식의제로 삼으려는 것 은 그만큼 위안화의 국제화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왕(易網) 인민은행 부행장은 최근“올해 안에 중국 등 신흥국 통화를 포함하는‘예비 SDR’모델을 만들고 2015년 에 새로운 SDR을 출범시키자”고 주장했다. 따라서 태스크 포스팀은 위안화의 국제화와 SDR에 신흥국 통화 포함 방안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신흥국들은 SDR 바스켓 조정을 2015년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하고 있 어 향후 위안화의 SDR 편입은 계속 논란이 될 전망이다.
프랑스는 올해 G20 의장국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인 크리스틴 라가르드는 프랑스 출신이다. 그래서 프랑스 가 돕는다면 성사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현재 SDR은 미 국 달러와 일본 엔, 유럽의 유로, 그리고 영국 파운드로 구 성돼 있다. 여기에 중국 위안화가 낀다는 것은 명실상부한 최고 화폐의 자리에 오른다는 뜻이다. 중국이 그동안 줄기 차게 추진해온 기축통화로서의 위안화에 한발 더 가까이 가 게 되는 셈이다.
위안화 변동폭 등에 관심
중국이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하는 데는 궁극적으로 위 안화를 달러를 대체하는 기축통화로 만들겠다는 야심이 깔 려 있다. 달러화에 의존하고 있는 현 통화체제에서‘달러의 불안’으로 큰 손실을 보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새로운 통화 질서 구축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위안화가 국제통화가 되면 중국은 굳이 달러자산을 과도하게 보유할 필요가 없 어진다. 또 기업들도 굳이 달러거래를 할 필요가 없어 비용 을 줄이고 결제를 빨리 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금융과 실 물경제에서 명실상부한 경제강국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위안화 국제화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은 중 국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자본 및 금 융시장이 폐쇄적이다. 외환시장도 취약하다. 그래서 위안 화 환율변동도 제한적이다. 급격한 외부변동에 시장이 휘 둘리지 않도록 정부가 수시로 시장에 개입한다.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려면 완전변동 환율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존 립스키 전 IMF 총재 권한대행은“위안화 환율은 지난 수년간 변동이 없었다”며 “위안화가 SDR에 편입되려면 더 광범위하게 사용돼야 하 며 더 자유로운 태환이 가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역시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위안화를 이용한 다양 한 투자상품 개발과 위안화의 자유로운 변동허용 등에 속도 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위안화의 일일 변동폭을 현 재의 0.5%에서 1%로 확대하자는 논의가 나오는 것도 이 때 문이다.
위안화의 변동폭 확대는 위안화 절상과도 맞물려 있다. 중국 정부의 위안화 국제화 추진이 결국 위안화의 절상속도 를 가속화하고 이는 국제적 불균형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결국 위안화 국제화의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 은 그만큼 중국이 경제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 출처 : 월간전경련
* 출처 : 월간전경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