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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컨퍼런스 '아시아 제조업의 미래'

FKI자유광장 2013. 10. 16. 10:30

 

한국경제연구원, 아시아개발은행 공동 개최 컨퍼런스


 

 


'제조업 기반의 미래를 만들자.'는 모토 아래 동아시아 지역은 선진국 시장의 소비자를 겨냥한 제조업의 급속한 수출산업화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출 위주의 기조에 대한 비판이 일어나며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고자 한국경제연구원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함께 '아시아 제조업의 미래'에 대한 공동컨퍼런스를 개최하였습니다. 2013년 10월 2일 수요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된 이 컨퍼런스에는, ADB 관계자 및 한국경제연구원의 연구위원, 일본, 독일의 제조업 연구교수 등 많은 인원이 참여하여 열띤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최병일 한국경제연구원장님은 이날 축사를 통해 "아시아개발은행과 국제적 관점에서 제조업의 미래를 짚어보는 시간"이 되어 기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어서 주변국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여러 국가와 경제협력을 증진해나가야 함을 강조하시며 아시아 제조업의 전체적인 성장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덧붙였습니다. 개회사에 이어 세 가지 주제로 컨퍼런스가 진행되었습니다. 각 주제 발표 후 질의응답 및 토론을 갖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Session Ⅰ> Beyond Factory Asia




 

첫 발표는 Thiam Hee NG 아시아개발은행 연구관의 발표로 시작되었습니다. 동남아시아 제조업의 경제발전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는 Thiam Hee 연구관은 아시아 인접 국가들의 생산네트워크를 Factory Asia로 명명하고, 이에 대한 새로운 발전 방향이 필요함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현재 금융위기 이후 EU의 보호주의 무역조치와 생산비용 상승을 가장 큰 도전과제로 꼽으며, 이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아시아 경제의 성장으로 생겨난 중산층 소비자를 공략하는 방안을 제시하였습니다. 덧붙여 제품생산의 효율성보다 지역소비자에 대한 마케팅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하였습니다.


두 번째로 발표를 맡은 Menon Jayant 아시아개발은행 연구관은 FTA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였습니다. Thiam Hee 연구관이 설명한 Factory Asia의 개념을 인용하며, 이미 FTA 이전부터 생산네트워크가 존재하였고 그 네트워크가 체결된 국가 내에서는 낮은 관세가 적용되고 있어 FTA가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 주장하였습니다. 그러한 근거로 다양한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생산네트워크와 달리, FTA는 회원국에만 제한된 효과를 부과하여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과 이미 생산협력 국가 간 낮은 관세가 적용되고 있어 FTA의 등장이 너무 늦었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이어진 토론시간에는 이현훈 강원대학교 교수님께서 Factory Asia의 정확한 개념과 미래의 발전방향에 대해 질문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Thiam Hee 연구관은 아시아 국가 간 생산네트워크를 총칭하는 개념으로 Factory Asia가 사용되었고, 미래에는 제조업 그 자체보다는 제조물품의 가치를 높이는 서비스 산업, 마케팅의 비중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라 답변하였습니다. 기술, 통신,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이 이뤄졌기 때문에, 미래에 이러한 상품을 '어떻게' 판매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Factory Asia란?>

 아시아 국가 간 생산네트워크를 총칭하는 개념. 예를 들면, 인도네시아에서 1차 가공품인 원목을 중국에서 수입→ 중국에서 목재를 가공 → 한국에서 최종조립이 되는 형태를 아시아 생산네트워크라 명명.




 <Session Ⅱ> Outsourcing Risks of Asian Manufatuting 

 


첫 번째 세션이 끝난 이후 오찬이 이어졌고, 곧바로 두 번째 세션이 시작되었습니다. 두 번째 세션은 첫 번째 세션의 논의에서 조금 더 구체적인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일본이나 한국같이 비교적 선진국에 있는 국가들은 인건비의 부담 때문에 해외에 공장을 설립하여 제조를 진행하곤 합니다. 이렇게 자체 인력이나 설비 등으로 처리해 온 일을 비용을 줄이거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용역이나 부품으로 대체하는 것을 아웃소싱(out-sourcing)이라고 합니다. 기업의 측면에서 보면 이익이지만, 국가적 측면에서도 그러할까요? 와세다 대학의 우라타 슈지로 교수님은 그렇지 않다는 논지의 발표를 진행하셨습니다.

 


 (표 - 위에서부터 중간재 수출비중, 완성재 수출비중)

 


자료를 보면, 일본에서 아시아지역으로의 수출은 중간재 수출 비중이 가장 크고, 미국이나 유럽 등 비아시아지역으로는 완성품 수출 비중이 큼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일본이 가공산업을 통해 제조업을 성장시켰음을 암시하고, 숙련된 노동력이 경제발전에 중요함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용절감을 위해 국제적 아웃소싱의 사례가 늘고 있어, 일본 내 일자리가 감소 되고 있다고 합니다. 슈지로 교수님은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았습니다. 특히 고품질, 고부가가치의 상품 생산을 통해 일자리 감소효과를 상쇄시키려는 노력의 중요함을 역설하였습니다.


 



이어서 최남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의원님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최 연구원님은 한국의 사례에 집중하여 아웃소싱이 한국의 일자리 창출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설명하셨습니다. 특히 다양한 수치와 자료를 통해 이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최남석 부연구원님에 따르면, 한국의 제조산업은 일본을 롤모델로 삼아 철강산업, 석유화학산업 등 중간재 가공산업이 발달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경제발전에 따라 인건비가 상승하게 되었고, 공장설비를 중국, 베트남 등 인건비가 싼 나라들로 옮기며 자국 내 일자리가 감소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한국의 경우, 노동집약적 산업의 아웃소싱 비율이 1% 증가할 때, 0.27%의 일자리 감소율을 나타내며 글로벌 아웃소싱이 노동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같은 비중으로 기술집약적 산업의 아웃소싱 비중이 증가할 때는 오히려 0.14%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나타냈기 때문에 아웃소싱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기 위해서 기술집약적 산업 위주의 아웃소싱을 진행하며, 남는 자원으로 R&D 인력의 충원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의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임을 설명하셨습니다.


발표를 종합하면, 비용절감을 위한 아웃소싱의 효과가 국내의 노동시장에는 부정적임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국이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서비스 산업과 고부가가치 산업에 집중하여 아웃소싱으로 인한 부정적 효과를 상쇄하는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Session Ⅲ> Source of Germany's Competitiveness in Manufacturing



(출처 : 네이버캐스트)

  


마지막 세션에서는 독일의 제조업 산업의 경쟁력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대표적인 자동차 강국인 독일의 경우 서비스업과 제조업이 고루 발달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높은 인건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독일 자동차 산업에 대한 논의가 심층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출처 : 한국수출입은행)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독일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인건비가 높은 나라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2011년 평균 독일의 시간당 임금은 30.10유로로 EU 평균보다 32%가 높았으며 27개 유럽연합 국가 중에서 7위를 차지했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가 23~4유로인 점을 생각하면 매우 큰 수치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표와 같이 수출실적 1위를 차지하는 데에는 히든챔피언과 고품질의 상품의 힘이 컸다고 합니다. 특히 이번 세션에서는 높은 인건비에도 고품질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한 발표가 주를 이뤘습니다.


발표자로 나선 독일 키엘 세계경제연구소의 페데리코 포더스 교수님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유럽 재정위기에도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독일 경제가 양호한 성과를 거두고 있고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은 다양한 요인에 기인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포더스 교수님은 독일의 제조업은 철강, 화학, 기계산업 등 중간 수준의 기술을 대표하는 산업에 특화되어 있음을 언급하고 다양한 실증분석과 국제비교를 통한 연구의 결과, 독일 제조업의 국제경쟁력을 유지하는 주요 동인이 품질이며 가격경쟁력과 R&D 활동도 일부 기여하였음을 발견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향후 독일경제의 미래는 R&D와 특허 활동 등 혁신에 달려 있으며 R&D에서 민간부문의 비중이 낮은 점과 양질의 노동력 공급의 문제점 등은 독일경제의 지속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독일의 자동차 부품체인에 대한 설명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포더스 교수는 아우디, 벤틀리, BMW 등 제조업체와 그 밑의 수많은 부품생산업체, 공급업체가 유기적으로 연결고리를 만들어 협력하는 모습이 바로 한국 자동차 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히든 챔피언이란?>

 세계시장 점유율 1~3위이면서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매출액 40억 불 이하의 기업을 말한다. 독일의 경우 히든 챔피언은 수출의 26%를 차지할 만큼 큰 비중을 자랑한다.




 <After End of Session> 




 

모든 세션이 끝난 후 자유로운 의견 교류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세계 각국의 경제상황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교류하기도 하고, 제조업의 방향에 대해 토의가 이어져 아시아 제조업의 미래에 대해 발전적인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의 많은 제조업체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IT, 자동차 업종의 경우 오히려 이는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앞선 토의에 따르면, 고부가가치의 높은 기술력을 자랑하는 한국의 제조업의 발전 가능성이 더욱 크기 때문입니다. '지구촌'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시아 제조업 또한 협력을 통해 점점 하나로 통합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는 커지는 아시아 생산네트워크 속에서 한국의 역할을 재조명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 자소서 4기 남호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