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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앞선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예상되는 경제효과는?


대한민국이 경제에서 중국과 일본을 이긴다. 이런 상상을 해보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저 상상이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정말로 일어났습니다.

지난 8월 27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대한민국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상향조정했습니다. 이어서 피치가 9월 6일에 A+에서 AA-로 상향조정했습니다. 지난 11년 11월에 등급전망을 올린데 이어 10개월만에 등급을 한 단계 상향 조정한 것입니다.

그 결과로 우리나라는 G20국가 가운데 7위가 되었습니다. 피치의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중국이나 일본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어째서 이렇듯 우리나라를 높게 평가하게 된 걸까요?


지금 그리스 위기를 비롯해서 세계 경제가 매우 불안합니다. 그럼에도 피치는 한국이 이런 불안한 환경에서 계속 실물과 금융부문 안정성을 가져가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거기에 튼튼한 거시경제정책 체계를 가지고 소득과 사회, 정치부문의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좋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약 3168억불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외환보유액을 가지고 단기외채 비중이 감소하는 등 재정이 상당히 건전합니다. 또한 수출 성적도 좋은 편입니다. 요즘 주요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추세인데 두 개  신용평가사가 우리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무디스에 이어 피치도 한국을 경제 선진국으로 인정한 셈이지요.

그럼 이런 신용등급변화는 우리 경제에 어떤 효과를 가져다줄까요?
 

피치본사(사진출처: 연합뉴스)


1. 국내 금융기관과 기업의 신용등급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가산금리 하락으로 해외에서 돈을 빌릴 때 드는 이자 비용이 감소될 것입니다.

지난 해 무디스가 등급을 올린 산업은행의 경우, 9월 6일에 10년짜리 달러 공모채를 국책은행의 평균보다 낮은 금리에 조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신용부도스왑(CDS)는 무디스 신용등급 상향조정 이후 주요 아시아 국가 가운데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했습니다. 국가부도가 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입니다. 최근에는 한국이 최초로 중국보다 CDS금리에서 좋은 대우를 받게 되었습니다.

2. 대외적으로 우리나라 전체의 국가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경제가 잘 되고 신용을 높은 나라의 제품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민간부문 제품과 서비스의 이미지를 함께 올려주므로 수출 등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입니다.

3. 해외투자자들의 한국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심리가 좋아질 것입니다. 세계적인 경제불안 속에서도 한국은 견고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인상에 따라 국내 주식과 채권시장에 투자하려는 의욕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이번 피치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많은 긍정적 효과를 주게 됩니다. 그러나 그저 안심하고 있어서는 안됩니다. 피치는 동시에 한국 경제의 취약점과 위기요소도 지적했습니다.
 

1. 취약점 : 정부 재정건전성은 높습니다. 하지만 국민총생산에 비해 공기업의 부채비율이 늘어나고 있어 취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상위 28대 공기업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2007년, 16.2%에서 2011년에 26.6%로 변했습니다. 즉 4년간 10.4%가 늘어난 것입니다.
 
2. 위기요소 : 은행이 가진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거나 현금으로 회수하기 힘들게 되는 유동성 악화가 우려됩니다. 또한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가 가져올 통일비용의 증가도 위험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피치에서 이 두 가지 문제는 발생할 가능성을 상당히 낮게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현재 받는 좋은 평가와 높은 신용등급을 계속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앞으로도 꾸준히 경제를 성장시키고 재정건전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기업 때리기와 무상복지 공약, 무리한 분배주장은 어떤가요? 과연 경제성장과 국가신용등급 상승에 도움이 될까요? 깊이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 이 글은 피치측 관련 보도자료에 나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