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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스퀘어/요즘뜨는이야기

슈스케, 마셰코, 쇼미더머니 - 오디션 프로그램의 흥망성쇠 그리고 성숙기

오디션 프로그램의 탄생 - 위대한 탄생, 슈퍼스타K, K팝스타

TV에서 공개적으로 오디션을 한다는 것이 신기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재능있는 아이들을 뽑아 훈련시키던 프로그램은 간혹 있었지만,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여러 차례 오디션을 거쳐 우승을 선발해 내는 건, 어찌 보면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가 제대로 된 첫 시도라 볼 수 있을 겁니다. 시즌1에서 용트림을 하더니 시즌2에서는 제대로 대박을 치고, 결국 공중파에서도 우후죽순 유사 프로그램을 내놓기 시작했죠. 물론 이 프로그램을 히트시킨 CJ 역시 다양한 아류작, 변형작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렇게 우리나라 방송계는 오디션의 물결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슈퍼스타K7, K팝스타5 오디션 프로그램 포스터

슈퍼스타K 시즌7과 K팝스타 시즌5 포스터


<위대한 탄생>은 어정쩡하게 흉내 내서 패퇴한 경우입니다. 일단 오디션 프로그램의 우승자는 ‘이슈’가 되어야 하고, 그로 인해 이후 가수로서의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가장 우선된 일일 겁니다. 그런 점에서 <슈스케>는 우승자들에 대한 이슈 몰이가 워낙에 선명하고 사람들의 뇌리에도 그만큼 각인되고 있죠.



K팝스타 시즌4 TOP10 예고편


지금 슈스케와 2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K팝스타>는 훨씬 더 전략을 영리하게 세운 경우겠죠. 슈스케는 선두에 나선 만큼 상징성이 있는 장치가 많지만, <K팝스타>는 슈스케가 갖지 못한 단점을 보완해서 내놓았습니다. 공중파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수도 있겠고요. 일단 대형 기획사의 대표들이 오디션의 심사위원이 된다는 것이 주요한 장점입니다. 지원자들은 좋은 성적과 동시에 다들 원하는 기획사에 들어가게 되니까요. 기획사도 매력 있는 지원자를 받길 원하니, 이건 양쪽의 요구를 잘 받아들인 케이스겠죠. 슈스케는 당분간 계속될테고, K팝스타 역시 반응이 좋았으니, 다음 시즌까지는 충분히 이어질 듯합니다.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등장 - 마스터셰프 코리아, 한식대첩, 댄싱9

이후 다른 분야에도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났습니다. 연기자를 뽑는 경쟁 오디션도 있었고, 일반인이 아니라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오페라스타>도 있었습니다. <보이스 코리아>도 라이센스를 들여와 우리나라에서 시도했습니다. 이후 시즌이 속행되지는 않았습니다만, 나름 이슈몰이에 성공했죠(심사위원이었던 백지영은 슈스케에 합류했습니다). 이와 비슷한게 <마스터셰프 코리아>(이하 마셰코)일 겁니다.

마스터셰프코리아3, 한식대첩3 포스터

마스터셰프코리아 시즌3과 한식대첩 시즌3 포스터


그리고 마셰코의 인기에 힘입어 탄생한 것이 <한식대첩>이겠죠. 대중을 상대로 널리 하는 오디션과는 차이가 있습니다만, 토너먼트 프로그램 가운데 눈에 띌 만한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백종원, 최현석 셰프가 출연 이후 갑자기 승승장구해서 행운을 몰고 다니는 프로그램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댄싱9>의 경우 시즌1보다 훨씬 더 이슈가 되었죠. 김설진과 박수진 등 인상적인 출연자들의 등장 때문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심사위원의 자질문제 등에 대한 말끔한 해결이 있어야 더 안정된 프로그램이 될 것 같아요.


힙합 오디션 붐 -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사실 처음 나올 때는 갸우뚱했지만, 시즌2부터 안정세를 타고 인기를 끌게 된 오디션은 바로 <쇼미더머니>란 힙합 오디션입니다. 마침 얼마 전 시즌4가 종영을 했네요. 계속 참가자가 늘고 있고, 언더 힙합 씬의 숨은 인재를 비롯 아이돌 래퍼까지 다 같이 몰려들어 백중세를 이루는 것이 정말 볼만합니다.

쇼미더머니4, 언프리티 랩스타 포스터

쇼미더머니 시즌4와 언프리티 랩스타 포스터


프로듀서가 자신의 팀을 뽑아 훈련을 시키는 건, <보이스 코리아>와 닮은 측면이 있고, 대중 상대의 광범위한 오디션을 치른다는 건 <슈스케>와 닮아있죠. 관객의 투표로 오롯이 승부를 결정한다는 건 <코미디 빅리그>와 비슷합니다. 여러 가지 프로그램의 장점을 바탕으로 탄생한 데다, 워낙 강한 개성을 가진 참가자가 몰려들다 보니, 이슈가 톡톡히 되는 듯합니다. 이런 마니악한 장르의 오디션이 어떻게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는가를 명확하게 보여준 예겠네요.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 래퍼 소개 영상


여성 래퍼를 중심으로 방영한 프로그램이 바로 <언프리디 랩스타>입니다. 엄밀하게는 <쇼미더머니>의 스핀오프 격이나 유닛 프로그램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들의 목표는 앨범의 트랙 하나하나를 두고 대결하는 것이죠. 오디션에서 하는 경쟁 양상은 동일하게 유지하되, 대결마다 보상을 주는 것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이건 여성들끼리 모아놨을 때 생겨나는 묘한 긴장감과 경쟁심리가 적나라하게 보여진다는 것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그럼에도 지난 출연자들 모두 각자 얻어갈 수 있는 것들을 취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제시, 지민, 키썸 등 실력을 보여준 출연자들은 각기 인지도와 이슈메이커의 지위를 얻어갔죠. 이후 활동도 훨씬 활발해졌고요. 그런 의미에서 상당히 영리하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임엔 확실합니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오디션 프로그램 - 다양한 장르의 시도

경쟁을 본다는 건 매우 흥미롭습니다. 이런 경쟁 속에서 펼쳐지는 드라마는 허무맹랑할 때도 많지만, ‘실제’ 벌어진 일이란 것 때문에 그 자체로 묘한 감동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만큼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계속 시도되길 바랍니다. 객석 반응을 보고 순위를 정하는 <코미디 빅리그> 형식을 딴, 스탠딩 개그 오디션이 나와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고, 마니악한 쪽으로는 국악이나 성악 등도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문화란 다양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대형기획사에서 훈련되는 아이돌을 보는 것도 물론 나쁘지만은 않지만, 그것이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오디션은 시야의 폭을 넓혀주는 것만은 확실한 거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를 통한 신데렐라의 탄생을 매우 지지하고 또 응원합니다.


소셜파트너즈 풀잎피리 김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