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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토크/대학생경제읽기

배달의 민족과 직방은 어떻게 돈을 벌까? 양면시장에 답이 있다!

배달의 민족 포스터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우리는 배달의 민족입니다.”


최근 TV에서 한 영화배우를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는 배달 앱(app)의 광고 속 대사입니다. 이를 비롯해서 최근에 버스나 영화 광고 속에서도 이와 비슷한 종류의 앱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앱들은 우리가 배달을 시킬 때 전단지를 일일이 찾아보면서 뭘 먹을지 고민하는 수고를 덜어주고, 주변에 있는 음식점의 메뉴와 전화번호를 알려주며 심지어 결제도 한 번에 해결해 줍니다. 처음 가보는 지역에서 자신의 주변에 어떤 배달음식점이 있는지 모를 때도 GPS만 켜면 자신 주변에 위치한 점포들의 번호와 메뉴를 제공해 줍니다. 그것도 이런 정보를 제공하는데도 수수료 한 푼 받지 않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요즘 이런 편리한 앱들 다수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플랫폼을 통한 시장, 양면시장

오늘의 주제인 양면시장(Two-sided Market)의 특징을 만족시키기 때문입니다. 다면시장(Multi-sided Market) 혹은 플랫폼 비즈니스(Platform Business)로도 불리는 양면시장은 단면시장(One-sided Market)과는 대조되는 개념의 시장을 말합니다. 여기서 단면시장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수요자와 공급자가 존재하는 일반적인 시장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양면시장이라고 하는 시장은 어떤 시장일까요? 양면시장은 하나의 플랫폼(Platform)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두 개 이상의 집단이 존재하고 이들이 플랫폼을 통해서 거래하는 시장을 가리킵니다. 앞서 설명한 배달 앱을 예로 보면 ‘배달의 민족’이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바로 이 시장에서 플랫폼이 됩니다. 그리고 이 시장에는 앱을 통해서 배달 음식을 주문(수요)하는 소비자와 이를 배달(공급)하는 음식점이 존재합니다. 이 둘은 플랫폼을 통해서 거래하고 플랫폼은 중간에서 수수료를 부과하며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합니다.


배달의 민족, 직방, 여기어때 모바일 이미지

앱 '배달의 민족', '직방', '여기어때'


최근 이런 양면시장을 이용한 사업 아이템들이 IT산업의 발달과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해 급속도로 성장하는 추세입니다. 배달 앱 뿐만 아니라 월세방이나 자취방을 구할 때 일일이 주변 부동산을 돌아다니지 않고 바로 방을 구해주는 앱인 ‘직방’, 자신의 근처에 있는 모텔이나 호텔과 같은 숙박업소를 알려주는 ‘야놀자’, ‘여기어때’ 등과 같은 앱들도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을 수 있는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에서 높은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양면시장의 특징을 갖는 모바일 플랫폼들의 특징들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그리고 이런 특징들이 어떻게 작용하기에 많은 수의 서비스 제공자(공급자)들과 소비자들이 이 플랫폼을 통해서 거래하게 되는 것일까요? 이러한 양면시장의 특징에 대해서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양면시장의 3가지 특징은 무엇일까?

어느 시장이 양면시장으로 정의되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의 조건이 필요한데요. 우선 첫 번째로 플랫폼을 사이에 두고 두 개 이상의 서로 다른 그룹의 이용자들이 필요합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신용카드 서비스를 예로 보면, 신용카드 회사는 중간에서 상인들과 신용카드 고객이라고 하는 두 집단의 이용자들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이 됩니다. 여기서 상인들은 고객들에게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은 이에 대한 대가로 값을 지불하는데 이때 신용카드를 사용하게 됩니다. 이렇듯 재화와 서비스를 공급하는 하나의 그룹과 이를 수요 는 또 다른 그룹이 플랫폼의 이용자로 존재하기 때문에 양면 시장의 첫 번째 조건을 만족시킨다고 볼 수 있죠. 다른 양면시장의 예들로는 학술지(저자와 독자), 공항(항공사와 승객), 경매(공급자와 입찰자), 컨퍼런스(발표자와 청취자), 나이트클럽(남자와 여자)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앱스토어 구매자와 판매자


두 번째 조건은 바로 이러한 서로 다른 두 그룹 간에 “간접적 네트워크 외부성”(indirect network externality) 혹은 “교차 네트워크 외부성”(cross network externality)이 존재하고 이것을 플랫폼을 통해서 내부화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직접적 네트워크 외부성(direct network externality)이란 동일한 재화나 용역을 소비하는 고객이 늘어날수록 기존에 고객들의 편익이 증가하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서비스의 경우에 해당 메신저를 이용하는 고객의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이용자들은 다른 메신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편익이 증가되는 효과를 보게 되는데 이를 직접적 네트워크 외부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양면시장의 경우 반대로 한 쪽 면의 이용자가 한 명 추가되면 다른 반대편에 있던 이용자들의 편익이 증가되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간접적 네트워크 외부성이라고 합니다. 나이트클럽의 경우를 예로 보면 여자 손님이 클럽에 한 명 더 입장할 경우 기존에 입장해 있던 남자 손님들의 편익이 증가하거나 반대로 새로 입장한 남자 손님이 기존에 입장한 여자 손님들의 편익을 증가시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외부성이 오직 플랫폼을 통한 거래를 통해서 내부화될 수 있을 때 해당 시장을 양면시장이라 정의 내릴 수 있습니다.


앱 구매 이미지


마지막으로 이렇게 간접적 네트워크 외부성이 존재하는 서로 다른 두 그룹 사이에 플랫폼이 부과하는 가격에 대해서 비중립적인 가격구조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가격의 중립성(neutrality of price)란 플랫폼이 서로 다른 두 집단에게 부과하는 가격의 합만이 두 집단 간 상호작용의 총량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앞서 예시로 들었던 나이트클럽의 경우 남자와 여자 고객 모두에게 지불하는 입장료가 서로 다르더라도 오직 그 합에 의해서만 손님의 수가 변하는 경우 가격이 중립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가격이 비중립적이라면 남자 손님의 가격은 올리고 여자 손님의 가격은 낮춰도 오히려 더 많은 상호작용이 일어난다는 것이 가격의 비중립성입니다. 다시 말해 남자에게는 비싼 입장료를 받는 대신 여자는 공짜로 입장시킨다면 더 많은 여자 고객이 존재하여 남자들의 편익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비중립적인 가격 구조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예는 다른 예시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령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스토어의 경우에도 앱 구매자에게는 거의 모든 비용을 부과하지 않지만 앱 공급자들에게는 이용료를 부과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앱 공급자 입장에서 더 많은 구매자가 존재해야 자신들에게 더 큰 편익이 창출되기 때문에 비중립적인 가격구조가 존재함에도 이를 수용하고 개발에 전념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알아본 양면시장의 특징을 간단하게 정리하여 살펴보면 첫째, 상호연결을 필요로 하는 둘 이상의 구분되는 고객군이 존재해야 한다(양면성). 둘째, 한 면의 고객군은 다른 면의 고객군의 규모가 커질수록 더욱 높은 편익을 얻게 되고 이는 플랫폼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교차 네트워크 외부성의 내부화). 셋째로 두 그룹에게 플랫폼이 부과하는 가격은 비중립적(가격의 비중립성)이라는 것으로 정리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특징들을 통해서 최근 모바일 기술을 바탕으로 급속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플랫폼 사업들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러한 IT기술을 바탕으로 한 편리한 플랫폼들이 개발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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