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2007년 미국 영화 연구소 선정 '100대 영화'로 뽑히며, 끊임없이 호평을 받고 있는 뮤지컬 영화<오즈의 마법사>! 1940년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악상과 주제가상을 받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사실 영화<오즈의 마법사>가 단순히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모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그 자세한 내용을 소셜프렌즈 ‘빨강도깨비’님이 들려드립니다.
캔자스의 소녀 도로시가 토네이도를 만나 신비한 나라 오즈에 떨어지고, 허수아비와 깡통 나무꾼 그리고 겁쟁이 사자와 함께 에메랄드 시티의 위대한 마법사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은 영화 <오즈의 마법사>는 1900년에 쓰인 L. Frank Baum의 소설 <Wonderful Wizard of OZ>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1800년대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쓰여진 이 원작소설이 우리가 알고 있는 마법의 세계와는 사뭇 다른 19세기 미국의 '금본위제도(Gold Standard)'를 묘사한 경제 우화였다면 믿으시겠어요?
캔자스의 도로시는 평범한 미국 시민?!
이야기의 주인공인 도로시는 캔자스에 있는 삼촌과 숙모의 농장에서 강아지 토토와 살고 있습니다. 미국 지도를 놓고 보면 캔자스는 미국의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동부도 서부도 북부도 남부도 아닌 캔자스에서 자신의 집도 아닌 삼촌 집에 사는 도로시는 어느 지역도 대변하지 않는 미국의 평범한 시민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허수아비가 서부의 농부?!
1800년대 미국 경제구도는 서부에는 농업을 중심으로 한 농업사회가, 동부에는 자본을 중심으로 한 금융사회가 번성하던 시기였습니다. 서부의 농부들은 땅과 생업을 담보로 동부의 금융권에서 자금을 융자받아 농장을 운영하던 시기였는데요, 1800년대 이후 지속되는 '디플레이션(Deflation)'으로 화폐가치가 상승하며 빌린 돈을 갚으려면 훨씬 많은 돈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만약 한 평의 땅을 담보로 100원을 빌렸다면, 화폐 가치가 상승한 이후 이 돈을 갚기 위해서는 한 평의 땅을 팔아서는 엄두도 낼 수 없었던 거죠. 이런 경제적인 고통 속에서 해답을 찾기 위해 나선 서부의 농부들을 대변한 등장인물이 바로 허수아비입니다.
깡통 나무꾼이 공장 노동자?!
당시에 디플레이션으로 고통받던 계층은 농부만이 아니었습니다. 산업주의로 발전하는 단계이긴 했지만, 1800년대 후반 미국의 노동계층 실업률은 18%에 달했습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수많은 공장노동자들이 거리를 배회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런 노동자 계층을 대변하는 등장인물이 바로 깡통으로 만들어진 나무꾼이었습니다.
노란 벽돌과 먼치킨이 미국 금본위제도?!
<오즈의 마법사> 우화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금본위화폐제도'입니다. 말 그대로 실제적인 가치가 있는 금을 중심으로 화폐제도가 이루어진 것을 말합니다. 금의 수량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은행에서는 보유한 금 이상의 화폐 유통을 할 수 없었고 이러한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화폐의 부족 현상은 화폐 가치의 상승, 즉 디플레이션을 초래했습니다. 디플레이션의 결과 농부와 노동자는 고통을 당했지만, 돈을 가지고 있던 금융권 중심의 동부지역은 어느 때보다 큰 부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먼치킨 난쟁이들은 이러한 동부지역의 자본가들을 대변합니다. 먼치킨은 도로시 일행에게 '노란 벽돌길'을 따라가라고 이야기하는데요, 노란 벽돌길은 금괴로 만들어진 금길. 즉 '금본위제도'를 의미합니다. 먼치킨은 농부와 노동자, 중산층 사람들이 금본위제도를 따라가며 현재의 제도가 그대로 유쟁지되길 바랐던 거죠.
OZ나라의 에메랄드 시티는 금 나라, 달러 도시?!
도로시 일행이 노란 벽돌길을 따라 향하는 곳은 모든 것의 해답이 있는 마법의 도시 '에메랄드 시티'입니다. 에메랄드 시티는 바로 미국 자본의 중심인 워싱턴 D.C를 뜻하는 곳입니다. 그곳이 온통 에메랄드빛으로 되어 있는 건 미국 달러의 색깔이 초록색이기 때문이죠. 이 이상한 나라의 이름이 OZ라 불리는 것도 금을 계량하는 단위가 오즈(OZ)이기 때문입니다. 금본위제도를 따라 워싱턴으로 향하는 도로시 일행은 과연 그들이 필요로 하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겁쟁이 사자는 정치인 '윌리엄 제닝 브라이언'?!
겁쟁이 사자의 캐릭터는 당시의 정치인이자 변호사였던 제닝스 브라이언 (William Jennings Bryan)을 대변합니다. 브라이언은 1800년대 후반 대통령 후보로 여러 차례 나섰던 정치인으로 1896년에 'Free Silver' 제도를 통해 금본위제도의 해결책으로 은 화폐 주조의 자율성이라 주장한 사람이었습니다. 금 수량의 한계를 은으로 대체함으로써 금본위화폐제도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농민과 노동자에게 경제적 자유를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1896년과 1900년 대통령 당선에 실패하며 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죠. 어쩌면 1900년에 쓰여진 이 소설은 그의 제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우화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해답은 루비구두에!
에메랄드 시티에서 위대한 마법사을를 만난 도로시 일행에게 마법사는 가짜였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하지만 허수아비에게는 학위를, 깡통 나무꾼에게는 심장 대신 시계를 그리고 겁쟁이 사자에게는 용기의 메달을 대신 전해줍니다. 어쩌면 농부들이 더욱 공부하고 노동자들에게는 노동시간의 유연성을, 제닝스 브라이언에게는 메달로 대변되를는 대통령의 자리가 당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해답이라는 의미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미국의 평범한 시민인 도로시에게는 어떤 해답이 있었을까요? 북쪽의 선한 요정이 도로시가 신고 있는 루비 구두를 세 번 두드리며 '집보다 좋은 곳은 없어'를 외치면 캔자스로 갈 수 있다고 이야기해 줍니다. 이 구두는 도로시가 오즈에 도착했을 때 사악한 마녀가 도로시의 집에 깔리게 되면서 받게 된 구두로 이야기의 처음부터 도로시가 가지고 있었죠. 원래 도로시의 루비 구두는 원작 소설에서는 은으로 된 구두였지만 흑백영화에서 컬러로 전환되는 시기에 화려함을 더하기 위해 빨간색 루비 구두로 바뀌었습니다. 결국, 원래부터 가지고 있었던 '은의 자유화'가 금본위제의 해법이라고 오즈의 마법사는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즈의 마법사>가 주장한 은의 자유화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20세기 접어들어 금본위제도는 결국 폐지되었습니다. 미국의 경제제도와 상관없이 1939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는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 세계의 사랑을 받으며 아직까지도 미국 평론가 평점인 메타스코어 100점을 기록하는 최고의 영화로 남아 있습니다. CG가 판치는 요즘 영화세상에서 가끔은 이런 고전 명작 한편 보시면서 마음을 정화하는 건 어떨까요? 물론 19세 미국경제에 대한 공부도 함께하면서 말이죠. ^^
* 본 포스팅은 Business Insider의 동영상과 IMDb, 영문위키 등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여러 경제학자의 글을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많은 자료들을 참고하다보니, 출처를 모두 밝히지 못한 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본 포스팅에 제기된 <오즈의 마법사> 원작과 19세기 미국 경제에 대한 연관성은 작가의 의도였는지 확인되지 않았으며 최근 경제학자들에 의해 주장된 시각입니다.
원본 포스팅 바로가기 ▶ http://goo.gl/OR1iZ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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