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성적표는 어떨까요?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 금융사들의 평가를 점수로 환산해보니 67.5점으로 나타났습니다. 학점으로 따지면 D+ 정도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과연 어느 교수님이 국내 금융시장에 이렇게 박한 점수를 주었을까요? 이는 전경련이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회사들에게 물어본 조사에서 나타난 결과입니다.
그럼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현황 및 개선 과제'에 대한 그들의 의견, 한번 들어볼까요?
국내 금융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규제"
먼저, '한국 금융의 문제점'과 '금융 선진국이 되기 위한 최우선 과제'가 어떤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외국계 금융사들은 대답을 들어볼까요?
이들이 가장 큰 문제라고 꼽은 것은 바로 '과도한 규제 및 정부의 과도한 개입'. 무려 응답기업의 64.2%가 이 부분이 문제가 있다고 대답했는데요- 이에 대한 인식은 한국계 금융 회사라 해도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어, 좁은 국내시장(12.8%), 전문인력 부족(5.1%), 단순한 수익구조(5.1%) 등도 점차 고쳐나가야 할 우리의 숙제로 나타났는데요 대시 말해, 시장은 좁고 전문 인력도 부족한데 규제는 많고 새로운 수익 사업을 펼치기 힘든 환경이란 이야기입니다.
그럼 우리나라가 이런 문제를 딛고 금융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을까요? 예상하셨겠지만 시장 진입장벽, 취급상품 제한 등에 대한 규제완화(71.8%)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 뒤를 이어 인재육성 및 확보(12.8%), 금융사간 M&A 활성화 등을 통한 규모확대(12.8%), 금융기관 해외진출 확대(2.6%) 등이 우선과제로 조사되었습니다.
금융산업의 경쟁력 67.5점으로 선진국보다 많이 떨어져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금융산업 경쟁력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홍콩, 싱가폴등의 금융 선진국을 100점으로 놓고 봤을 때, 국내 금융산업 경쟁력에 대한 평가를 내리자면 67.5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 D+입니다. 재수강해야할 필요가 있는 점수죠.
세부 항목별로는 나눠보면 그나마 금융 전문인력 수준에 대한 평가가 높습니다. 72.6점, 유일하게 C학점대에 진입한 항목입니다. 반면 금융상품 다양성은 65.3점이었고, 금융규제 완화 정도는 60.5점으로 조사항목 중 가장 낮았습니다. 외국계 회사들이 선생님도 아니니 이걸 확실한 기준이라고 이야기하긴 어렵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 평가가 나왔다면, 그들의 이야기에도 한번쯤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국내 금융산업 최대 이슈는 과도한 가계부채,
앞으로 인구 고령화와 관련한 신산업 분야에 신경써야
그럼, 우리나라 금융 산업의 외적인 불안 요소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다름 아닌 과도한 가계부채(30.8%)입니다. 이어서 기업 자금시장 양극화(28.2%), 금융소비자 보호강화(15.4%) 등이 꼽혔구요. 앞으로 가장 신경써야 할 한국 사회의 변화는 인구고령화(43.6%), 출산율 저하(25.6%), 남북통일(23.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사회가 이렇게 변하고 있으니 사업 기회도 이쪽에서 생길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외국계 금융사, 2014 국내 금융 시장 어두울 것으로 전망
외국계 금융사의 올해 한국시장에서의 매출과 수익 전망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상당히 보수적인 답변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매출은 작년과 유사할 것이라는 응답이 48.7%로 가장 높았으나, 수익은 작년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이 38.5%로 나타났습니다. 2014년 외국계 금융사의 시장 전망이 그닥 밝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수익전망 어두워도 한국내 금융관련 사업 확장 예정
수익 전망이 밝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론 좋은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향후 10년간 한국시장에서의 사업계획'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48.7%)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반면 사업 축소를 고려하는 기업들도 있었는데, 역시 규제 문제 때문입니다.
또, 외국계 금융사들은 작년말(‘13.11.27)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파이 확대, 창조금융 활성화, 시장안정과 소비자 보호를 골자로 한 금융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20.6%)가 미흡하다는 평가(12.8%) 보다 높았습니다. 아쉬운 것은 이 내용 자체를 모른다(17.9%)는 응답도 많았다는 사실인데요.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 홍보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설문을 통해 우리는 한국 금융 산업의 경쟁력을 외국계 금융사의 냉정한 시선으로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다지 좋은 점수라고 여겨지진 않습니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 외국계 금융사들이 수차례 지적한 과도한 규제와 과도한 정부 개입등의 문제는 한국 정부에서도 지속적인 검토해야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일이든 문제점을 파악하고 지적하는 것은 쉽지만, 그것을 개선해 나가는 것에는 여러 어려움이 따릅니다. 우리 정부도 지금 문제를 파악하고,이를 해결하기 위한 과도기를 걷고 있는 것 같은데요. 부디 이 시기를 잘 넘겨, 규제 개혁을 통해 국내 금융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본 포스팅은 전경련 금융조세팀 이재수 과장의 자료를 기초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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