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 동반몰락? |
(출처 : 이데일리)
지난 3월 8일 서울시가 재래시장과 동네슈퍼 등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판매 품목을 제한하거나 수량을 줄여 판매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서울시의 이번 방안은 정작 보호받아야 할 사회적 약자인 마트점원, 농어민, 중소기업 납품업자와 대다수의 서민층보다 오로지 골목상권 재래시장만을 살리려는 하책으로 정책방향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추가적인 일자리 감소와 대다수 소비자들의 선택권에 대한 침해 불가피해 |
이미 의무 휴업일수, 영업시간 단축, 판매 품목 제한으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을 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면서 대형유통마트3사의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4% 줄었다. 또한, 이러한 규제로 일자리 문제와 대다수 소비자 선택권에 대한 침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SSM 고용 인력의 대다수는 판촉사원을 비롯해 단기 아르바이트생, 주말 파트타이머, 주부 사원, 고령층 고용 인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정규직보다는 시간제 근로자와 협력업체 파견 근로자가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대형마트를 애용하는 소비자들은 영업하는 날을 맞춰서 장을 본 후, 51개 지정품목 중 일부를 사기 위해 재래시장이나 동네 슈퍼마켓을 가야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재래시장은 근본적으로 주차와 악천후를 막아낼 수 있는 시설이나 공간도 적을 뿐 아니라 냉동·냉장 진열대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신선도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신선도가 생명인 달걀은 매일 납품받아 냉장 판매대에서 파는 것이 중요한데, 같은 물건을 납품하더라도 유통비용과 보관비용 등이 더 많이 들고 가격도 더 오를 수밖에 없다. 품질 및 편의 면에서 마트대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보니 사실상 그 많던 소비자가 사라진 것이다.
급속하게 증가하는 1인가구와 바쁜 현대인들의 소비성향 변화가 만든 통계해석의 오류 |
또한, 최근 통계청자료에 따르면 2010년 1인가구가 전체의 23.3%에 이를 만큼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바쁜 일상생활 속에 급하게 요기를 해야 하는 회사원들이나 학생들이 늘어남에 따라 비싼 원재료를 장보고와서 오랫동안 요리하기보다는 대형마트, SSM, 편의점, 온라인시장, 홈쇼핑, 모바일을 통해 즉석식품 및 레토르트 식품 등을 구매하는 정도가 크게 늘어 51개 품목 중 일부가 과거에 비해 구매량이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사람들의 생활 패턴 변화에 따른 소비성향 변화 때문이지 대형마트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즉, 대형마트든 재래시장이든 51개 품목이 안 팔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의 어려운 상인들을 도우려는 마음은 그 누구나 이해할 수 있지만, 현재의 시장 흐름에 대한 이해 없이 한 우물 안에서만 사라고 권고나 강요하는 것은 통계에 대한 깊은 고찰이 없기 때문에 만들어진 착시이며 소비자의 권익을 무시하는 처사이다.
갖가지 규제에도 불구하고 재래시장 매출은 기대이하 공급초과로 이어져 산지(産地)가격의 폭락을 초래할수도 |
농민들이 납품하는 이들 판매제한 품목의 최대 소비처는 대형마트다. 지난해 3월부터 유통법 시행 후 지역에 따라 각 대형마트들이 월 2회 의무휴업을 했는데, 지난해 이마트의 매출은 전년 대비 2.9% 느는데 그쳐 2011년 매출 신장률 9.5%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4.4% 줄어 사상 첫 감소세로 돌아섰고, 롯데마트의 매출도 1.9% 감소했다. 올 1분기에는 이 같은 추세가 더 뚜렷하다. 지난 1분기 대형마트 3사의 매출액 합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떨어졌다.
가장 큰 딜레마는 이런 규제에도 불구하고 재래시장 매출 상승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최근 연세대학교 연구진의 분석결과,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의 매출 감소분 가운데, 재래시장과 소형 슈퍼마켓에 돌아간 금액은 15%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의 월평균 2441억원의 매출감소분 중에 재래시장과 소형 슈퍼마켓에 돌아가는 금액은 336억∼418억원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품목의 대형마트 매출 감소분은 공판장, 경매시장 등의 공급초과로 이어져 산지(産地) 가격의 폭락을 가져올 수도 있다. 농민들이 얻는 수익을 떠나서 무엇보다도 판매하지 못해 곳간에 쌓아둘 엄청난 양의 농산물들이 썩어가고 있는 것을 농민들은 힘없이 지켜만 봐야한다. 한 해 동안 피땀 흘려 나온 농산물이라 더욱 슬플 수밖에 없다.
상인들의 자생적인 노력필요 |
그렇다면 제대로 된 해결책은 무엇일까? 이미 “재래시장 육성을 위한 특별법”과 같은 정부 차원의 노력과 다양한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이 시도되었다. 온누리 상품권 발행, 재래시장의 주차 공간과 편의 시설을 확충하기위한 노력도 정부의 보조금을 통해 있어왔다. 심지어 조금 극단적이지만, 대형마트 강제 휴무법까지 등장할 정도로 수많은 활성화 방안이 진행되었고, 최근에는 판매 품목을 제한하거나 수량을 줄여 판매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렇게 한다고 한들 이미 마음 떠난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돌릴 수 있을까?
무엇보다 재래시장을 재건축하고 개조시키는 것보다 시장 내에서 상인들의 자생적인 노력이 절실히 필요할 것이다. 좀 더 손님들을 끌어오도록 가게를 청결하게 하고 예쁘게 꾸밀 수 있는 만큼은 꾸며보고 판매자의 서비스정신을 길러줄 교육 및 컨설팅도 필요 할 것이다. 가령 예를 들자면, 위생이나 카드결제 같은 부가적인 서비스가 될 것이다.
(출처 : 구글)
한편, 정치권에서는 최근 협동조합이 큰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에는 협동조합이 농협과 서울우유를 포함해 총 650여개가 있다. 그러나 성공사례는 매우 극소수일 뿐이다.
하지만 스페인의 경우 ‘몬드라곤의 기적‘이라고 할 정도로 협동조합으로 인해 재래시장의 매출이 대형마트 못지않게 엄청난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협동조합의 본질은 스스로 성장하는 자립정신이다. 스페인 재래시장은 아무리 영세하더라도 사소한 물건 하나도 점주가 직접 가격팻말을 구분하기 쉽게 꽂아두며, 손님들이 물건을 제값주고 사는지 알 수 있게 저울도 눈에 띄게 설치해둔다. 그리고 시각적으로 편하게 물건배치도 계단식으로 하나하나 배치하고 변질된 상품도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몇몇 물건들은 마트보다 조금 비싸더라도 소비자들은 상시 넘쳐난다. 단순히 협동조합의 힘보다 상인 개개인의 자생적 노력이 합쳐져서 온 결과나 다름없다. 소비자는 불편을 조금 감수하더라도 이런 사소하고 디테일한부분에 매력을 느끼며 발길을 찾기 마련이다.
한국에선 한때 “손님이 왕이다.”라는 트렌드가 시간이 갈수록 “영세상인이 왕이다.” 로 흐르는 추세인 듯하다. 그러나 정부의 특혜 및 규제는 국민을 노하게 만들고 또 다른 노예의 길로 인도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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