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부 주도 복지 정책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복지지출을 위해서는 그만큼의 세수확보가 필요기 때문에, 과도한 복지정책이 국민들의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분명히 복지의 첫 시작은 따뜻했습니다. 그런데 곧 식고 말았습니다. 이를 두고 밀턴 프리드먼은 명쾌한 공식을 제시했습니다.
돈의 쓰임새를 간단히 분류해보면 복지 정책의 과정이 어째서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다주는지 분명해진다. 돈을 쓸 때, 우리는 자신의 돈이나 혹은 타인의 돈을 쓰게 된다. 그리고 그 대상은 우리 자신이나 혹은 어떤 타인을 위해 쓰기 마련이다.
프리드먼은 위의 말을 다음의 표로 나타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부 복지 정책에 비효율이 생기는 이유는 ‘내 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유 재산의 인정과 보호는 시장과 경제 발전에 기초가 됩니다. 그 이유는 ‘내 것’이라는 소유가 가져오는 강력한 경제적 유인 때문입니다. 반대로 내 것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효율적인 유인을 갖기 어렵습니다. 공산주의 경제가 몰락의 길을 걸었던 역사를 보십시오. 어기서 ‘내 것’ 이 가지고 오는 강력한 힘을 볼 수 있지요.
Ⅰ의 경우는 ‘나의 돈을 나에게 쓰는 경우’입니다. 내 돈이기에 아끼고자 하는 유인이 생깁니다. 그리고 나에게 써야 하니까 최대한의 가치를 얻으려는 유인이 강해집니다. 무척이나 효율적으로 돈을 사용하려 할 것입니다.
Ⅱ의 경우는 ‘나의 돈을 다른 사람에게 쓰는 경우’입니다. 타인에게 생일 선물을 사는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이왕이면 돈의 사용을 줄이면서 효율을 높이려는 유인을 갖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보통 선물을 사려면 상대방이 만족을 할지 걱정부터 앞서곤 합니다.
상대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을 잘 모른다면 상대가 불만족스러운지도 모릅니다. 아무래도 나에게 돈을 쓸 때보다 상대방에게 쓸 경우에 만족과 가치는 줄어들 것입니다. 그래서 종종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이나, 현금을 드리곤 합니다.
Ⅲ의 경우는 ‘남의 돈을 나에게 쓰는 경우’입니다. 회사의 법인 카드를 생각해 봅시다. 사장님이 직원 격려차원에서 법인 카드를 주었습니다. 아낄 유인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대신 최대한 만족스러운 회식이 될 수 있도록 사용하고자 하는 유인은 강하게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Ⅳ의 경우는 ‘타인의 돈을 타인에게 쓰는 경우’입니다. 위에서 말한 유인들을 따져보면 아낄 유인과 최대한 만족스럽게 사용할 유인 모두가 다른 경우에 비해서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그런데 대체로 정부에 의한 복지 정책은 Ⅳ의 경우입니다. 가령 자기가 마음대로 써도 되는 현금보조식 사회보장제도가 있다면 Ⅲ의 경우에 해당되겠지만, 국민의 세금을 관료들이 사용하게 되는 경우는 보통 Ⅳ의 경우입니다.
정책을 관리하는 관료들은 어떤 타인의 돈을 지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복지 지출액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눈먼 돈이 낭비되고 있는 것은 어쩌면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 현상입니다. 관료들은 타인의 돈을 타인을 위해 지출하고 있습니다.
하긴 관료들의 탓도 아닙니다.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은 정책을 남발합니다. 국민들의 모든 효용과 만족과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안다고 착각할 뿐입니다.
‘국민’을 위한다는 지극이 애매모호한 선전 구호들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런 말을 하는 정치인조차도 모릅니다. 정치인의 뜻에 의해 불분명한 정책이지만 어쟀든 실행됩니다. 관료들은 정책의 목적뿐만 아니라, 정책 수혜자의 효용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정책을 집행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효율이라는 것은 당연한 종착점입니다.
비효율은 다른 부분에서도 시작됩니다. 타인의 돈을 쥐고 있는 관료들은 원하건 원하지 않건, 이익집단들의 표적이 되기 쉽습니다.
정책이 누군가에게 유리하게 제정되도록 로비를 할 것이다. 복지정책이 확대될수록 그러한 이득을 얻어내기는 용이해질 것이다.
-밀턴 프리드먼-
이처럼 정책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에는 철저한 반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또 다른 비극적 합리화가 시작됩니다.
최초 정책들이 그것들을 발의한 선의의 개혁가들이 내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이들은 아직 정책이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결론짓고 정책을 오히려 추가하려 할 것이다. 복지정책 자금을 빼낼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을 모두 자기들 편으로 끌어들인다.
-밀턴 프리드먼-
연쇄반응은 끝이 없이 일어납니다. 복지는 한번 시작하면 끊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책에 대한 철저한 고민과 냉정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쉽게 생각합니다. 왜냐면, ‘내 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변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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